부산시 500억 빚보증 동물원, 의문의 주인 변경…진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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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법인 신설 과정 의혹투성이…시·부산은행 엇갈린 진술
시 "주인 변경 몰랐다'→'채권양도 알았다" 오락가락 답변
은행 "시가 요구했던 건데…", 시의회 "진실 가려야, 수사 의뢰" 부산 동물원 '삼정더파크'가 6년 만에 폐업한 이후 그동안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있던 각종 의혹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부산시가 500억원 빚보증을 선 '삼정더파크' 주인이 3년 전 '부산동물원'으로 변경된 사실까지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왜 주인이 바뀌었는지, 이해당사자인 부산시와 부산은행이 삼정더파크와 무슨 일은 벌인 건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거액의 빚보증을 선 부산시와 돈을 빌려준 부산은행이 500억 대출 관련 신규 법인 설립과 채권양도 과정에서 '몰랐다', '책임없다'며 진실 공방을 벌이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부산시의회가 "500억원 혈세가 투입될 수 있는 이 사업과 관련한 진실을 시민이 알아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해 삼정더파크 동물원 폐업과 이를 둘러싼 시시비비가 가려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의회 이성숙 의원은 6일 제285회 임시회 제1차 복지환경위원회에서 동물원 관련 담당자였던 부산시 모 간부를 상대로 '3년 전 부산은행의 삼정더파크 채권이 신설 법인(SPC)인 부산동물원에 양도된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2017년 부산시 공원운영과장으로 동물원 업무를 담당한 이 간부는 "신설 법인 이름이 '부산동물원'이라는 것은 몰랐고 채권을 양도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대출 기한(3년)이 만료됐고 부산은행이 돈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새로운 사주가 필요하다고 해서 별도 법인을 만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임시회 시정 질문에서의 자신의 말을 바꾼 것이어서 어떤 게 진실인지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지난달 29일 임시회에서 '부산은행이 2017년 3월 24일 등기된 신생 기업 '부산동물원'에 500억원 채권을 양도하면서 삼정더파크 주인이 변경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주인 변경과 관련해 '부산은행에서 요구한 것이 맞느냐'는 이 의원의 확인 요청에 대해서는 이 간부는 "부산시 입장에서는 동물원을 제3자에 매각할 것인지, 부산시에 매수요청을 하면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동물원을 운영할 것인지 고민했다"며 "누가 돈을 빌리느냐 시에서 관심을 가질 부분이 아니다"고 말해 또 논란을 자초했다.
이런 답변은 500억원 빚보증을 선 부산시가 채무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매입확약서를 만들어 줬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돈을 빌려준 부산은행은 부산시의 요구로 신설 법인에 채권을 넘겼다는 입장이다.
부산은행은 "2017년 4월 부산시와 삼정기업 등 사업 관련 당사자들이 동물원 사업 정상화 취지에 동의했다"며 "부산시 요청으로 매입 확약 기간 연장을 근거해 신설 법인 '부산동물원'에 대출채권을 양도했다"고 당시 당사자들이 참여한 회의록을 근거로 반박했다.
500억원 대출과 관련해 채무자가 될 동물원 주인을 변경하면서 시행사이자 담보제공자인 '더파크'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은 "당시 대출금 연장을 위해 시행사인 '더파크' 동의를 받아야만 했는데 '더파크'가 폐업 후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새 법인을 신설한 이유도 의문이다.
새 법인인 '부산동물원' 대표는 기존 삼정더파크 대표와 동일한 인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법인 이름만 바꾼 셈이다.
이와 관련 이성숙 의원은 "2017년 부산시가 삼정더파크 매수 기한을 3년에서 6년으로 연장해주면서 투자심사, 시의회 의결, 협약당사자(더파크) 동의 등 법적 절차를 누락했다"며 "당시 매수 기한 연장에 반대하는 시행사 '더파크'를 배제하기 위해 신규 법인을 만들어 채권을 넘기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시금고인 부산은행이 '부산동물원'에 500억원을 대출해주면서 부산시 책임준공 후 6년 매수 공문이 담보로 사용됐다"며 "시의회 자문변호사와 협의해 검찰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 유일의 동물원 '삼정더파크'는 운영사인 삼정기업과 2개월 연장 운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장 6년 만에 25일 결국 폐업했다.
/연합뉴스
시 "주인 변경 몰랐다'→'채권양도 알았다" 오락가락 답변
은행 "시가 요구했던 건데…", 시의회 "진실 가려야, 수사 의뢰" 부산 동물원 '삼정더파크'가 6년 만에 폐업한 이후 그동안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있던 각종 의혹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부산시가 500억원 빚보증을 선 '삼정더파크' 주인이 3년 전 '부산동물원'으로 변경된 사실까지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왜 주인이 바뀌었는지, 이해당사자인 부산시와 부산은행이 삼정더파크와 무슨 일은 벌인 건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거액의 빚보증을 선 부산시와 돈을 빌려준 부산은행이 500억 대출 관련 신규 법인 설립과 채권양도 과정에서 '몰랐다', '책임없다'며 진실 공방을 벌이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부산시의회가 "500억원 혈세가 투입될 수 있는 이 사업과 관련한 진실을 시민이 알아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해 삼정더파크 동물원 폐업과 이를 둘러싼 시시비비가 가려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의회 이성숙 의원은 6일 제285회 임시회 제1차 복지환경위원회에서 동물원 관련 담당자였던 부산시 모 간부를 상대로 '3년 전 부산은행의 삼정더파크 채권이 신설 법인(SPC)인 부산동물원에 양도된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2017년 부산시 공원운영과장으로 동물원 업무를 담당한 이 간부는 "신설 법인 이름이 '부산동물원'이라는 것은 몰랐고 채권을 양도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대출 기한(3년)이 만료됐고 부산은행이 돈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새로운 사주가 필요하다고 해서 별도 법인을 만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임시회 시정 질문에서의 자신의 말을 바꾼 것이어서 어떤 게 진실인지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지난달 29일 임시회에서 '부산은행이 2017년 3월 24일 등기된 신생 기업 '부산동물원'에 500억원 채권을 양도하면서 삼정더파크 주인이 변경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주인 변경과 관련해 '부산은행에서 요구한 것이 맞느냐'는 이 의원의 확인 요청에 대해서는 이 간부는 "부산시 입장에서는 동물원을 제3자에 매각할 것인지, 부산시에 매수요청을 하면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동물원을 운영할 것인지 고민했다"며 "누가 돈을 빌리느냐 시에서 관심을 가질 부분이 아니다"고 말해 또 논란을 자초했다.
이런 답변은 500억원 빚보증을 선 부산시가 채무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매입확약서를 만들어 줬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돈을 빌려준 부산은행은 부산시의 요구로 신설 법인에 채권을 넘겼다는 입장이다.
부산은행은 "2017년 4월 부산시와 삼정기업 등 사업 관련 당사자들이 동물원 사업 정상화 취지에 동의했다"며 "부산시 요청으로 매입 확약 기간 연장을 근거해 신설 법인 '부산동물원'에 대출채권을 양도했다"고 당시 당사자들이 참여한 회의록을 근거로 반박했다.
500억원 대출과 관련해 채무자가 될 동물원 주인을 변경하면서 시행사이자 담보제공자인 '더파크'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은 "당시 대출금 연장을 위해 시행사인 '더파크' 동의를 받아야만 했는데 '더파크'가 폐업 후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새 법인을 신설한 이유도 의문이다.
새 법인인 '부산동물원' 대표는 기존 삼정더파크 대표와 동일한 인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법인 이름만 바꾼 셈이다.
이와 관련 이성숙 의원은 "2017년 부산시가 삼정더파크 매수 기한을 3년에서 6년으로 연장해주면서 투자심사, 시의회 의결, 협약당사자(더파크) 동의 등 법적 절차를 누락했다"며 "당시 매수 기한 연장에 반대하는 시행사 '더파크'를 배제하기 위해 신규 법인을 만들어 채권을 넘기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시금고인 부산은행이 '부산동물원'에 500억원을 대출해주면서 부산시 책임준공 후 6년 매수 공문이 담보로 사용됐다"며 "시의회 자문변호사와 협의해 검찰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 유일의 동물원 '삼정더파크'는 운영사인 삼정기업과 2개월 연장 운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장 6년 만에 25일 결국 폐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