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원내대표 주호영·권영세 경선…당재건 과제 '산넘어 산'

TK+충청 vs 수도권+PK 맞대결…현장 합동토론·즉석 질의응답 변수
당 지도부 구성·원 구성 협상·미래한국당 통합·무소속 복당 등 난제 수두룩

4·15 총선 참패 이후 난파 상태인 미래통합당이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8일 선출한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선자 총회를 열어 새 원내지도부 경선 절차에 들어갔다.

새 원내대표는 총선 이후 지리멸렬을 이어가고 있는 지도 체제 논의를 정리해 재건의 기초를 쌓고, 177석이 되는 '슈퍼 여당'을 상대로 원내 협상에 나서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된다.

특히 암초에 걸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여부를 놓고 당의 총의를 우선 모아내는 게 당면 과제다. 당 안팎에선 주호영·권영세(기호순) 후보의 팽팽한 2파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40명에 달하는 초선들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기호 1번으로 먼저 연단에 오른 주호영 후보는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바른정당·자유한국당 등을 거치며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을 지낸 풍부한 여야 협상 경험을 앞세워 원내대표로 적임자임을 호소했다.

주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새 원내대표에게는 지도부 구성, 원 구성 협상,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문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재판사건 해결, 무소속 당선자 복당 문제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며 "연습이나 시행착오 없이 압도적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대여 협상 경험과 전략, 집요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선 중에는 국회를 오래 비운 분이 많고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할 야당 원내대표가 여당 원내대표보다 선수도 높고 협상 경험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등 질책을 받아 고민 끝에 경선에 나설 결심을 하게 됐다"며 8년간 여의도를 떠나 있다가 이번에 4선으로 당선된 권영세 후보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21대 국회에서 5선 고지를 달성한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영남권 비박(비박근혜)계로 통한다.

러닝메이트로는 충청권에서 3선이 되는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과 손을 잡았다.
반면 권영세 후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당을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19·20대 총선에서 낙선해 당을 떠나있다가 8년 만에 돌아온 자신의 약점을 '신선한 시각'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강점으로 적극 내세웠다.

권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8년 동안 국회로부터 떨어져 있었던 공백이 아쉽기도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우리 당을 이해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며 "거대 여당이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국회를 앞두고 과거의 경험이나 전략, 리더십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후보는 "우리 당은 복지·인권 등 진보적 정책은 물론이고 우리가 강점을 보이던 경제·외교통일 정책까지도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시대 변화에 맞게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당의 가치와 정책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원내대표가 되면 '재건과 혁신 특위'를 서둘러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와 짝을 이룬 정책위의장 후보는 개혁 성향의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으로, 4년 만에 3선 의원으로 금배지를 다시 단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선인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후보자 정견 발표 이후 공통질문·상호주도토론을 포함한 합동 토론회를 진행한 뒤 투표 절차를 밟는다. 이번에 국회에 처음 입성해 당내 최대 지분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 40명의 표심도 이날 토론과 답변 도중 현장에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