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에 구두친서…"코로나 승전 축하"

경제난 타개 위해 對中 '러브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단절된 북·중 관계를 풀어 북한 경제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 “총서기 동지가 중국 당과 인민을 영도해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확고히 승기를 잡고 전반적 국면을 전략적, 전술적으로 관리해나가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축하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 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때도 시 주석에게 위문 서한을 보내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명의로 중국 공산당에 지원금을 전달했다.김정은의 ‘친서외교’ 이면에는 중국과의 거리를 더 좁히기 위한 목적이 엿보인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는 이중고 속에서 북·중 관계를 통해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자력갱생’을 국정 목표로 내걸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도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 정면돌파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은 발생 초기부터 서둘러 중국과의 국경을 걸어 잠갔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로 중국밖에 의존할 데가 없던 북한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제난이 더 심해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현안 보고에서 “국경 봉쇄가 장기화하며 북한 생활과 경제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올 1분기 북·중 교역 규모는 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3월 한 달간 교역 규모도 1800여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1% 급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