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사월마을 주민들, 이주 대신 ‘친환경 개발해 살고 싶다’ 청원

‘주거 부적합’ 판정 받은 사월마을 주민들, 수개월 째 진전 없는 이주대책 지적
인천시와 서구청에 “계속 살겠다“ 입장 바꿔 청원서 제출
2040년 인천도시기본계획에 사월마을 개발 반영 요청
집단이주에서 시가화예정용지 지정 개발사업으로 선회
검단중앙공원, 세어도와 경인 아라뱃길 등 인천 서구지역 친환경 에코시티로 거듭날 수 있어
인천 서구 사월마을 전경
환경부로부터 주거 부적합 판정을 받고 집단이주를 요구하던 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이 수개월 째 대책 수립에 진전이 보이지 않자 기존 입장을 바꿔 일대를 개발해 마을에 계속 살겠다고 나섰다.

인천광역시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사월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않고 마을에 계속 남아 살겠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시에 제출했다.청원서에는 현재 인천시가 수립 중인 ‘2040년 인천 도시기본계획’에 사월마을 개발 계획을 포함해 이곳을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꿔 달라는 시가화예정용지 반영 요청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사월마을 주민들은 4월 28일 인천 서구청에도 청원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로부터 주거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인천 서구에 위치한 사월마을 개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을 인근에 개발 예정인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과 함께 각종 친환경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주거환경 개선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마을 전체가 이주를 하기에는 시간 및 비용 등 고려사항이 많고, 협의점을 찾기도 쉽지 않아 3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사월마을에 계속 거주하자는 쪽으로 주민들이 뜻을 모았다”면서 “현재 수립 용역이 시작된 ‘2040년 인천 도시기본계획’에 사월마을 주거환경 개선과 관련한 용역을 포함해 달라고 인천시에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인천시도 이 같은 사월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인천 서구 사월마을 전경
올해 말 2040년 인천 도시기본계획에 인천 서구 사월마을 개발이 포함되면 이 일대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개발사업도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주민이 살 곳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 집단이주가 아닌 인천시와 서구청, 주민들이 협력하는 민관합동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아 인천 서구 일대는 친환경 에코시티로 거듭날 전망이다.사월마을 인근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립과 함께 검단중앙공원 및 아라뱃길 관광벨트 조성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먼저 인천시에서 추진하는 검단중앙공원 조성은 훼손지를 중심으로 공원 시설을 설치하고 자연산림을 최대한 보전 이용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특히 지난 4월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하는 등 신속하게 각종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있어 공원일몰제가 적용되는 6월말까지는 실시계획인가를 마치고 사업을 착수해 2022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천 서구청은 지난 2월 도심 속 섬인 세어도와 경인 아라뱃길 주변 지역 등 생태, 문화, 관광벨트구간에 생태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특히 무궁화동산 조성지는 인천 터미널 물류 단지와 접해 있어 지역주민과 관광객은 물론 인근 근로자들에게 기존 아라뱃길 수변 경관과 연계한 아름답고 쾌적한 휴식공간 제공을 통해 생태·관광 측면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조성이 완료되면 검암역세권 개발과 더불어 서구 일대지역주민들의 만족도가 한 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서구 관계자는 “시와 마을 주민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나가고 있다”면서 “사월마을 문제를 통해 국내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함과 동시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도시개발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지역민과 지자체가 함께 노력해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연말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되면, 내년 초부터 사월마을 개발과 관련한 인허가 등 도시개발과 관련된 제반사항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부동산 hk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