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북·일 회담 재언급 하루 만에…北 "日 분별 있게 처신하라"

외무성 연구원 명의로 일본 비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일 회담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9일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거듭 비난하면서 "역사의 교훈을 뇌리에 새기고 분별 있게 처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박학성 외무성 일본연구소 연구원' 명의로 '경계심을 자아내는 일본의 군사력 증강'이라는 글을 게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최근 (일본 군사력 증강의) 위험성의 도수가 한계를 벗어나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히 파괴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은) 많은 나라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 항공자위대가 최근 첫 우주 전문부대인 '우주작전대'를 창설하기로 한 점 등을 언급하면서 "제반 사실들은 자위대 무력의 규모와 내용에 있어서나 작전 영역에 있어서 명실공히 공격형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를 되살리고 있는 것이 '아름다운 평화'를 지향한다는 '레이와'(지난해 5월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의 연호) 시대에 들어선 일본의 모습인가"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일본에 과거 사죄를 촉구하거나 군사력 증강을 비난해왔다.

특히 이날 외무성 연구원의 글은 아베 총리의 북일 정상회담 관련 언급이 나온 지 하루만이어서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앞서 8일 자 일본 산케이 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 "조건을 붙이지 않고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직접 마주한다는 결의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