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등교 연기, 2∼3일간 역학조사·현장의견 보고 결정"

"아직 시도 교육청 연기 요청 없어"…"클럽 집단감염, 향후 대처 시험무대"
정부는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이지만, 등교 개학 연기 여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역학조사 초기 단계여서 이태원 클럽 감염 영향의 판단에 한계가 있다.

학생들의 등교 일정을 지금 당장 결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지난 6일 첫 사례가 발생한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으로 54명으로 집계됐다.

시도 교육청 단위에서 공식적으로 등교 연기를 요청한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오는 13일 고교 3학년의 등교 개학이 예정돼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현재 시도 교육청에서 공식적인 연기 요청은 아직 받지 않았다"며 "다만, 고3 (등교) 개학을 4일 정도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시도별로 여러 가지 점검과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학사일정을 결정할 때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해왔고, 고3의 학사일정 변경 여부도 질병관리본부·중대본과 긴밀히 협의하며 위험도를 평가하고 있다며 "등교 수업 개시 전에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1차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어느 정도 위험은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완전히 무결한 상태로 등교를 개시하거나 일상 사회생활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수해야 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지금 진행 중인 이태원 상황 역학조사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적어도 2∼3일간은 더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대본은 오는 13∼29일 권역별 대학의 방역 관리 현황을 현장 점검할 예정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체계가 전환되면서 대학에서는 실험·실습 과목의 대면 수업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대본은 대면 수업 시기와 규모, 대학 소재지 등을 고려해 60개 대학과 40개 전문대학을 점검 대상으로 선정했다.

박 1차장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당분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겠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재전환 여부는 1일 평균 신규환자 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 집단 발생 건수와 규모 등으로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이태원 클럽 사례를 대처하는 과정은 앞으로의 상황을 대비하는 시험 무대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성공적인 방역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박 1차장은 "국민의 거리두기 실천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지연, 방역당국의 촘촘한 감시망을 통한 환자의 조기발견, 신속한 역학조사와 접촉자 격리를 통한 유행차단 등 3가지 요소가 체계적으로 가동되면, 코로나19는 방역망의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관리되고, 우리는 일상생활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