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집중단속, 클럽은 사실상 방치" 이태원發 코로나는 예견된 사고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75명
A씨 마스크 없이 클럽 활보
8일 오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클럽과 관련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관내(서울)에서만 49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는 현재까지 75명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예견된 사고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방역당국이 교회 등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집중단속을 벌였지만 유독 클럽 등 유흥 시설에 대해서는 느슨한 대처를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를 촉발한 경기 용인시 거주 29세 남성 A씨는 클럽 안에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 등을 철저하게 감시해왔다.

당초 정부는 지난 3월 22일 집단 감염 위험이 큰 대형 시설(▲종교 시설 ▲실내 체육 시설 ▲유흥 시설)을 대상으로 4월 5일까지 보름간 운영 중단을 권고했었다. 운영할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 '사람 간 간격 2m' 등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클럽은 이 가운데 유흥 시설에 해당한다.하지만 서울시는 당시 구청 공무원과 경찰 등 총 4명이 관내 클럽을 돌며 다중이용업소 지침을 지키는지 확인하는데 그쳤다. 반면 교회에는 수백명의 단속요원이 투입됐다.

때문에 기독교계 등에서는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은 클럽이 더 높을 것 같은데, 왜 교회에만 매주 단속을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왔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이태원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뒤늦게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유흥시설에 가려던 사람들이 일반 술집으로 모여드는 상황에 대해서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어서 젊은 층이 주로 가는 강남, 홍대의 실내 포차나 주류를 판매하는 일반음식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강제 명령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