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여자' '미스비헤이비어'…스크린 수놓는 여성 이야기

여성 주연 배우에 여성 서사를 다룬 영화들이 잇따라 관객을 찾아온다.

이달 21일 개봉하는 '프랑스여자'는 40대 여성이 주인공이다.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가 서울로 돌아온 미라가 옛 친구들과 재회한 뒤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오랫동안 경계인으로 살아온 주인공을 통해 보편적인 삶의 의미를 묻는다.

영화 '화장' '나비' '영주' 등에 출연한 30년 관록의 배우 김호정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가 배우의 꿈을 접고 통역가로 살아가는 미라 역을 맡아 감성 연기를 선보인다. '열세살, 수아'(2007)를 연출한 김희정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이달 27일 나란히 개봉하는 '초미의 관심사'와 '결백'은 모녀가 주인공이지만 결은 전혀 다른 작품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들고 튄 막내를 찾기 위해 각자 인생을 살던 엄마(조민수)와 딸(김은영)이 만나 이태원에서 추격전을 펼치는 내용의 코미디물.
남다른 오지랖을 지녔지만 정작 가족에겐 무관심한 엄마와 일찌감치 엄마 품을 떠나 이태원에서 가수로 실력을 받는 딸 순덕이 티격태격 펼치는 좌충우돌 추격전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제작진은 "사회의 편견과 주변의 차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행복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렸다"고 밝혔다.

영화 '분장'의 남연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래퍼 치타(본명 김은영)가 배우로 변신해 주연을 맡았다.
'결백'(박상현 감독)은 살인 용의자가 된 엄마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딸의 이야기를 그린 추적극이다.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엄마는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다.

변호사인 딸은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 간다.

배종옥과 신혜선이 모녀로 호흡을 맞췄다.

14일 개봉하는 '톰보이'는 지난 1월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셀린 시아마 감독의 작품으로, 10살 미카엘을 통해 성 정체성 확립에 의문을 던지는 영화다.

세상의 편견에 맞선 여성들의 유쾌한 반란을 그린 영화들도 스크린에 내걸린다.
지난 6일 개봉한 '슈팅걸스'(배효민 감독)가 단 13명의 선수로 2009년 여왕기 전국대회 우승 기적을 일군 전북 삼례여중 축구부의 감동 실화를 다뤘다면, 27일 찾아오는 '싸커 퀸즈'는 프랑스 여성 축구 선수들의 고군분투기다.

오랜 전통의 축구 클럽 SPAC가 결승전을 앞두고 해체 위기에 놓이자 코치 마르코는 클럽을 살리기 위해 여자 정예 선수단을 모집하고, 필드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 초보 선수들은 특급 훈련에 돌입한다.
6월 선보이는 '미스비헤이비어'는 성적 상품화라는 비판을 받는 미스월드 대회에 맞선 여성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겨왔다.

1970년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미스월드 생방송 현장에 여성 운동가들이 난입해 여성의 자유를 외치고, 성적 대상화를 비판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주연 배우와 감독, 작가, 제작자 등이 모두 여성으로 '쿼드러플 F등급'을 받은 영화다. 여성 감독의 연출, 여성 작가의 각본, 중요한 역할의 여성 캐릭터 등 하나의 조건을 충족하면 F등급을 받는데, 이 작품은 4가지를 충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