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 맹비난하며 '폭풍' 트윗…"정치범죄","게이트"

유출된 오마바 전 대통령-참모진 통화내용에 불쾌감 드러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온종일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머니의 날 상당 부분을 전임자를 겨냥한 글을 트윗하고 다른 계정의 글을 리트윗하며 보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설명 없이 '오바마게이트!'라고 한 단어만 적어 올리는가 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계정의 글을 여러 차례 리트윗했다. 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치켜세우며 전임 정부의 신종인플루엔자(H1N1) 대응이 부실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한 한 지지자의 글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을 "후임을 비난하는 최초의 전임 대통령"이라고 표현해놨다.

보수 평론가가 써놓은 "외향적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을 새 정부를 방해하며 보냈다"고 트윗을 공유하면서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정치 범죄"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단 글뿐만이 아니라 오바마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각종 이미지와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폭풍처럼 쏟아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미 법무부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기소를 취하한 이후에 일어났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플린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때 허위진술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법무부가 기소를 취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은 무고한 사람"이라며 "이는 오바마 정부 출신 인사들의 표적 수사"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언론에 유출된 전 백악관 참모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정부의 문제를 꼬집은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통화에서 "위증으로 기소된 사람이 무죄로 풀려난 전례는 아무도 찾을 수 없다"며 "제도적 규범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이해가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바마 전 대통령 외에 미 CNN방송의 브라이언 스틸터, NBC 방송의 척 토드 등 기자들을 공격했으며 언론에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미 CBS 방송 시사 프로그램 '60분'이 "중국과 끔찍한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을 두둔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아마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나보다"라고 적었다. 앞서 CBS는 중국 우한(武漢) 연구소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가 정부 지원이 끊긴 바이러스학자를 소개하며 보수진영에서 증거 없이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우한 연구소를 겨냥해 허위정보를 유포한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