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박해준 "김희애가 극의 큰 줄기 돼줬다"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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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박해준, 종영 앞둔 소감 전해'문제적 인생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배우 박해준이 '부부의 세계'의 종영을 2회 앞둔 소감을 전했다.
김희애 연기력 찬사 "중심 돼준 배우"
JTBC스튜디오의 오리지널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 결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갈림길 앞에 다시 선 지선우(김희애)와 이태오(박해준), 여다경(한소희)의 선택이 궁금증을 고조시킨 가운데 시청자 반응도 폭발적이다.‘부부의 세계’ 14회는 전국 24.3%, 수도권 26.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또다시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차트에서도 압도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TV 화제성 분석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화제성 지수(5월 4일부터 5월 10일까지)에서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포함한 드라마 부문 7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비드라마를 합친 방송 종합 부문에서도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독주를 이어갔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지수 역시 김희애가 1위, 박해준이 2위, 한소희가 3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부부의 세계’ 차트 ‘올킬’ 기록 행진은 계속됐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뉴스 기사 수와 댓글 수, 동영상 조회수, VON(블로그 및 커뮤니티) 게시글과 댓글 수에서도 1위를 싹쓸이했다. 또한, 앞서 공개된 15회 예고편 영상은 공개 이틀 만에 네이버 TV캐스트 공식 계정에서 190만 뷰를 기록(5월 11일 오후 21시 기준)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부부의 세계’에서 진면목을 확실하게 보여준 박해준은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배우로서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지만, 시청자로서도 드라마에 푹 빠져있는 근황을 전했다. 그는 “다음 회뿐만 아니라, 다음에 어떤 장면이 나올지 궁금한 드라마다. 나도 모르게 같이 욕을 하고, 응원하면서 보고 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감정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연기로 몰입과 완성도를 쌓아 올린 박해준이지만, 이태오는 선택하기 쉬운 인물은 아니었다. 갈등의 당사자이면서 지선우, 여다경의 불안과 분노 등 복잡한 감정을 증폭시키는 기폭제 역할까지 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 박해준은 “너무 하고 싶은데,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감정의 기복이 큰 인물이라 생각이 많았다”라면서도, “도전해서 이겨내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박해준의 도전은 성공이었다. 그야말로 ‘문제적 인생 캐릭터’가 탄생했다.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200% 끌어올린 데에는 박해준의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불행의 출발점이면서 유약하게 흔들리는 이태오의 이중적인 모습을 입체적으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박해준은 이태오의 감정을 솔직하고도 치밀하게 짚어냈다. “배우는 자기가 맡은 캐릭터에 애정과 동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태오를 이해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박해준은 “물론 행동은 용서할 수 없지만, 이태오 개인으로서는 많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감정의 흐름대로 저지르는 것들이 죄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장면에서 감정의 낙폭이 컸다. 조절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전했다.‘부부의 세계’는 원작이 가진 깊이와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국내 시청자들의 정서에 밀착된 감정의 서사로 몰입감을 높였다. 박해준도 이 지점에 공을 들였다. 박해준은 “우리 정서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또 거침없이 연기하고 솔직하게 맨땅에 부딪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계산할 수 없는 날 것의 감정들이 폭발적인 힘을 발휘했다.
들끓는 감정을 적나라하게 표출해야 했기에 매 장면이 도전이다. 특히 김희애와 박해준이 입을 모아 기대를 드러냈던 6회의 대립 장면은 두 배우의 에너지가 치열하게 경합하며 잊지 못할 임팩트를 남겼다. 박해준은 “이성이 지배하지 않는 감정이 나와야 했던 장면이다. 다시 찍으라고 하면 못 찍을 정도로 모든 것을 발산했다”고 전했다. 김희애는 박해준이 가진 감정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게 해주는 최고의 상대 배우다. 둘의 시너지가 ‘부부의 세계’ 신드롬의 원천이기도 하다. 박해준은 “김희애 배우는 감정을 흐트러뜨리지 않은 상태에서 큰 줄기 같은 역할을 해준다. 현장에서 제가 놀 수 있게끔 해주신다”라며 “연기에 대한 내공과 힘이 정말 대단하다. 감정 상태를 항상 유지하려고 노력하신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경의를 표했다.
거침없이 질주해온 ‘부부의 세계’는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박해준은 “이태오는 용서받기에는 이미 강을 넘어버렸다. 자신의 잘못과 정체성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애정 어린 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부부의 세계’를 통해 가족끼리 또 부부끼리,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가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