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19로 소비·수출 감소하며 한국 경기위축 심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소비와 수출이 감소하며 우리나라의 경기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12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3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 생산이 급감하고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고, 대외수요의 본격적인 위축으로 4월 수출이 모든 품목과 지역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올해 1월과 2월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봤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3월부터는 이런 표현을 삭제하고 석 달째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대외수요 부진이 가시화되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이 제조업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봤다.

KDI는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주요국의 경기 관련 지표와 선행지수가 급락하면서 침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3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이 200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한 영향으로 전월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접촉이 많은 숙박·음식점업(-32.1%),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45.9%) 등이 급감하며 5.0% 감소했다.

4월 인천공항 여객이 97.3% 감소했고 4월 제주도 관광객도 내국인(-52.9%)과 외국인(-99.3%) 모두 전월에 이어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은 제조업에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4월 제조업 계절조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에 이어 하락(56→49)했다.

소비 위축도 심화하고 있다. 3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8.0%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급감과 대면 활동 축소 영향으로 면세점과 백화점 판매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KDI는 설명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78.4에서 70.8로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불확실성 지속으로 기업 투자심리가 악화됨에 따라 향후 설비투자는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수출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라 모든 품목과 지역에서 급격히 감소했다.

4월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24.3% 감소했고 일평균 수출액도 17.4% 줄었으며, 수출 물량 감소로 국내 일부 자동차공장은 부분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KDI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수출국의 이동제한이 진행 중인 상황에 비춰볼 때 대외수요 부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고용 시장에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경제활동 참가도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3월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 19만5천명 줄었으며 특히 서비스업(-31만4천명)이 직격탄을 맞았고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다만 금융시장은 코로나19 확산세 둔화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원화 가치와 금리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 확대 우려가 지속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과 주요 산유국 간 갈등 지속으로 저유가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