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비판하더니 이태원클럽에는 왜 침묵?" 홍석천, 결국…

입장문 발표
"아웃팅 걱정 크겠지만 방역당국 협조해야"
"용기 내 검사에 임하길 권한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인 15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옥정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방송인 홍석천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신천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방송인 홍석천이 이태원 클럽 사태와 관련해서는 침묵해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태원 클럽은 성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클럽으로 알려졌고, 홍석천 씨는 대표적인 성소수자 방송인이다. 홍 씨가 자기 진영을 감싸느라 이중적인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결국 홍 씨는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 성소수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에게, 지인에게, 사회에 알려지는 게 두려운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합니다"는 글을 게재했다.

홍 씨는 "오랫동안 이태원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일이 참 안타깝고 걱정스러운데, 무엇보다 아직도 검진을 받지 않고 연락이 안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우려됩니다"라고 걱정했다.

이어 "물론 '아웃팅'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입니다. 다행히 '익명 보장'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고 했다.또한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이 사태에서 벗어나고 싶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이 쏟은 그동안의 힘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지금 당장 용기를 내서 검사에 임하길 간곡히 권합니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홍 씨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신천지에 쓴소리 하신 것처럼 성소수자들에게도 쓴소리 부탁한다"는 내용의 댓글이 다수 게재됐다.

앞서 홍 씨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기독교와 신천지 등을 향한 인스타그램 글을 여러차례 게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어느 교회든 집회든 몇주만 모임 자제해달라"거나 "저기요 교회 관계자 분들 제발 예배 당분간 쉬세요. 제발요" "참 너무들하시다. 신천지 분들 제발 자진해서 검진받으시라. 당신들의 믿음에 뭐라 할 마음 없지만 당신들의 지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는 화가 난다. 심지어 우선 검진도 해주는데 아직도 숨어있는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라는 글을 잇따라 남겼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