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다름없는 KBS?" 최강욱, 저널리즘J 출연…무너진 공영방송 위상

최강욱, 조국 관련 보도 비평 방송 출연 논란
최강욱 "기자는 진실만을 추구해야 한다"
KBS 공영노동조합 "패널 선정은 피했어야"
KBS 수신료 자동납부 거부 목소리 거세
법조인들 "스스로 공영성 무너뜨리는 편향된 패널"
KBS 저널리즘 토크쇼J에 출연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
"재판에 계류 중인 사안에 대해 영향을 미치거나 그 사안에 관련된 사람은 출연할 수 없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J'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로펌 인턴 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패널로 출연한 것을 두고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최 당선인은 10일 '저널리즘 토크쇼J'에 출연해 "(언론이) 스스로 장사치로서 전락하는 과정에서 또 하나 합쳐진 게 과거의 나쁜 권력과 일종의 카르텔, 제휴를 형성하는 것이다"라면서 "시민의식이 점점 성숙해지고 민주화가 진행되니 (언론이) 불안감이나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의 위치를 자각하고 돌아가는 쪽을 선택한 게 아니라 ‘좋아, 우리가 이렇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과거보다 영향력이 떨어졌어? 그러면 한번만 하나만 걸려봐, 누가 더 센지 보여주겠어’라면서 일종의 분풀이 저널리즘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최 당선인은 조 전 장관 관련 보도에 대해 "이 사건이 아주 적합한 케이스였다"면서 "큰 틀에서 보자면 결국 언론은 사양 산업이고 국민들한테 버림받고 잊힐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마지막 발버둥을 치는 거라고 생각을 해서 더 속상하고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적 신뢰와 존경을 받는 학자, 법조인, 언론인은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기대를 저버리고 진실 훼손한다면 직책을 내려놓아야 한다. 진실 추구 사명감이 사라진다면 돈 많이 받는 곳에 가서 양심 파는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조 전 장관 사건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행태를 진실을 추구하지 않고 진실을 훼손한 사례로 단정지어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KBS는 국민들로부터 시청료를 받는 공영방송이므로 공정성 중립성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생명이다"라면서 "더욱이 저널리즘 토크쇼는 언론보도의 편파성과 주관성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인데 누가 뭐라해도 조국의 최측근인 최 당선인이 출연한 것에서 시청자들이 그 발언에 중립성이 확보됐다고 보기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재판에 계류 중인 사안에 대해 영향을 미치거나 그 사안에 관련된 사람은 출연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면서 "조국 일가 입시비리사건에 최 당선인도 관련되어 있다. 당선인 자신 사건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공정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그러면서 "저널리즘 토크쇼J의 가장 중요한것은 객관성이다. 의견에 대립이 있는 경우 한쪽 당사자의 의견만 내보내면 편파방송으로 비추어질수 있다고 이 방송은 수차례 지적하고 시정할 것을 주문했다"면서 "이번 방송에서는 최 당선인의 의견만을 내보냈다. 보도의 객관성에 문제를 제기 할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덧붙였다.

공영방송의 공정성 중립성 객관성 어느하나 지키지 못한 저널리즘토크쇼였다는 것이다.

이종훈 명지대학교 법대 교수는 "최 당선인이 몸담은 열린민주당이 현 집권당의 위성정당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그분은 정치색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분이 패널로 나와서 발언한다는 것이 공정한 비판을 할 수 있느냐 지적당할 만 하다"고 말했다.이 교수는 "민주주의에서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재판을 받고 있지만 그 자체로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출연이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정당 색채와 관련된 사건이기 때문에 조국과 가깝고 조국이 현 집권의 법무부 장관을 했고 정치색과 관련 없는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그분은 정치적 색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분이 공영성을 부르짖는 KBS에서 방송 문제점을 지적한다는 것은 굉장히 모순적인 행동이다"라며 "이 프로그램 자체가 비슷한 시각의 시각을 가진 분들만 출연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비단 최 당선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진정으로 공영성을 비판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직설했다.

그러면서 "굳이 보수냐 진보냐를 나누지 않더라도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서 "저널리즘 토크쇼J가 6명의 출연자 중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을 일부라도 진영을 갖춰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기사에 대한 공정한 비판이 가능해지는 올바른 자세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객관적으로 봐도 일방향에 치우친 패널 구성이다. 패널 선정은 물론 진행자는 물론 모든 참여자가 한쪽으로 보려는 시각이 느껴졌다"면서 "한쪽으로 정한 결론에 다들 공조하는 분위기다. 자기들은 아닌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과거에 대해 비판하는 행동을 자기들이 하고 있는 자가당착 프로그램으로 비쳤다"고 비판했다.

KBS 공영노동조합은 최 당선인의 출연에 대해 성명을 내고 "피고인 신분이라면 한쪽으로 치우칠 염려가 있는데 방송심의규정에 따른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이 같은 패널 선정은 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KBS 기자인 성 모 전 사회부장은 보도국 전용 게시판에 "조 전 장관 사건의 일부 관여자로 기소됐고, 누가 보더라도 (조 전 장관의) 최측근인 사람을 불러 당시 관련 보도를 평가하게 하는 건 저널리즘 비평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 외부 모니터링 요원 또한 ‘최 당선인은 청와대에서 일을 했고 조국 재판과도 관련돼 있는 인물이다 보니 그가 출연한 것이 균형감 부족으로 보일 수 있었겠음’이라고 적시했다.

최 당선인은 2017년 10월 자신이 변호사로 일하던 로펌에서 조 전 장관의 아들이 10개월 동안 매주 2회씩 인턴 활동을 했다는 허위 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지난 2017년 10월 조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줘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최 당선인은 이에 대해 "조씨가 실제로 인턴을 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KBS가 또 다시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에 KBS 수신료 자동납부 거부 목소리도 재가열됐다.

시청자들은 "재판 앞둔 사람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 것에 불과하다. KBS는 대체 무슨 의도로 최강욱에게 무죄 주장의 기회를 준 거냐", "방송에 최강욱씨 나오는거보고 너무 놀랐다. 재판이 끝난것도 아닌데 공영방송에 버젓이 나와서 언론개혁이니 가짜뉴스니 운운하는 건 뭔가. 유튜브 채널과 뭐가 다른가?수신료 내놔라"라고 공분했다.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고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하는 KBS가 정치권력 등에 편승해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왜곡보도를 일삼는다"며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는 청원글이 꾸준히 게재되는 상황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