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다녀온 인천 미추홀구 학원강사 거짓말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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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부정확한 진술 사회 전체 위협"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강사가 방역당국에 거짓 진술을 했다가 뒤늦게 위성항법장치(GPS) 추적 조사로 발각됐다. 방역당국은 부정확한 진술이 우리 사회 전체를 위협에 빠뜨린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인천시, 해당 학원강사 고발 방침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인천 학원강사 확진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부정확한 진술이 반복된다면 2차, 3차 감염의 확산을 막을 수 없고 신천지 사례처럼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인천시에 따르면 학원강사 A씨는 지난 2~3일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한 다음 미추홀구 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은 뒤 9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학원강사임을 밝히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뒤늦게 그가 학원강사임을 파악하고 중·고등학생 등 8명의 추가 확진환자를 찾아냈다. 이들 확진자 가운데 2명은 각각 지난 주말 교회 예배를 다녀온 것이 확인돼 당국이 현재 교회 2곳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A씨를 고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지자체의 역학조사에서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를 했을 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김 1총괄조정관은 "비난이 두려워서 역학조사에 거짓을 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러한 행동은 나와 우리 가족과 이웃, 사회 모두에 위험을 끼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또 "국민들도 확진자나 접촉자들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과 낙인찍기를 멈춰달라.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감추고 숨게 만들어 방역활동을 방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를 위험하게 만든다"며 "우리 사회의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약화시켜서 코로나19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우리는 모두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한마음으로 협력해 코로나19에 대응해야 한다"며 "역학조사와 격리 등 방역당국 조치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힘줘 말했다.방역당국은 다만 A씨 사례가 지역 사회 전파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현재 2차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2차 감염 사례가 지역 전파라고 판단할 만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내부적인 검토와 분석이 진행돼야 한다.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은 이 내용만으로 생활방역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은 검토하고 있진 않다"면서 "당초에 위원회를 출범할 때 주기적으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번의 계기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열기로 했었던 계획에 따라서는 (회의를) 충분히 열 수 있다. (A씨) 내용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현재의 상황에 대해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전국에서 약 2만명이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날 0시 기준 관련 확진자는 총 111명으로 집계됐다.방역당국은 신용카드 사용 내역 조회, 기지국 접속자 파악, 경찰과의 협조를 통해 연락이 닿지 않는 클럽 방문자를 추적하고 있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