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회계 재검증 받을 것"…이용수 할머니 "30년간 사업방식 오류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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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정의기억연대가 피해자를 위해 후원금을 쓰고 있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처음으로 정의연이 주최하는 수요집회가 열렸다. 정의연은 공인회계사들로부터 기부금 사용 내역을 검증받겠다고 했다.
정의연은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39차 정기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이 위안부 지원 단체들에게 이용을 당하고 있다"며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후 정의연은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한 2018년 결산 자료에 3339만원을 한 맥줏집에서 썼다고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부실 회계' 논란에 휩싸였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공시 입력과정에서 아주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악의적 왜곡 보도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다수의 공인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 내역을 검증받아 기부금 사용과 관련한 불필요한 의혹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전날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왜 시민단체가 의혹에 몰려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할머니가 "국회의원을 하면 안된다"고 지목했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도 불참했다.
집회 주변에선 보수 시민단체가 수요시위 반대와 윤 당선인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의연의 기부금 사용내역을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이 할머니는 이날 경향신문에 입장문을 보내 "지난 30여년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이것이 누군가를 비난하는 과정이 아니라 현 시대에 맞는 사업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의 정계 진출에 '서운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그 상실감, 서운함. 그래서 제가 아무리 ‘할머니, 저는 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치권에) 갑니다’라고 이야기해도 그게 못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정의연은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39차 정기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이 위안부 지원 단체들에게 이용을 당하고 있다"며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후 정의연은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한 2018년 결산 자료에 3339만원을 한 맥줏집에서 썼다고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부실 회계' 논란에 휩싸였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공시 입력과정에서 아주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악의적 왜곡 보도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다수의 공인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 내역을 검증받아 기부금 사용과 관련한 불필요한 의혹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전날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왜 시민단체가 의혹에 몰려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할머니가 "국회의원을 하면 안된다"고 지목했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도 불참했다.
집회 주변에선 보수 시민단체가 수요시위 반대와 윤 당선인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의연의 기부금 사용내역을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이 할머니는 이날 경향신문에 입장문을 보내 "지난 30여년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이것이 누군가를 비난하는 과정이 아니라 현 시대에 맞는 사업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의 정계 진출에 '서운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그 상실감, 서운함. 그래서 제가 아무리 ‘할머니, 저는 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치권에) 갑니다’라고 이야기해도 그게 못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