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를 추모 공간으로" 5·18단체 극우 집회 대응

5·18 단체와 광주 시민사회단체가 금남로와 5·18 민주광장을 추모 공간으로 선포하고 극우단체의 5·18 폄훼 집회에 대응하기로 했다.

제40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와 5·18역사왜곡처벌광주운동본부는 13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극우단체 대응 방안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16일과 17일 금남로와 5·18 민주광장을 추모 공간으로 삼고 추모객과 광주 시민을 위해 추모 제단을 설치, 운영키로 했다.

또 엄숙한 추모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추모 공간을 조성하고 추모 의식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권장했다.

특히 5·18 추모 공간에서 극우단체의 집회가 열리지 않게 광주 시민들이 추모 대열에 합류해 달라며 동참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5·18단체는 금남로 거리에서 2m 간격을 둔 인간띠 잇기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극우단체를 상대로 맞대응하기보다 성숙한 광주 시민들의 추모 열기를 보여줌으로써 폄훼 집회를 자진해 열지 않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일각에서는 폄훼 집회가 열릴 경우 물리력을 써서라도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이 외에도 16일∼18일 추모 의미를 담아 가정에선 태극기를 조기로 게양하고 차량은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는 등 시민들이 일상에서 동참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18일 오전 10시엔 추모 사이렌을 울려 5·18 영령을 추모하자고 광주시에 제안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조진태 집행위원장은 "극우단체들의 행동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스스로 알도록 광주 시민들의 품격있는 대응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극우단체는 최근 코로나19로 5·18 사전 행사가 취소된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5·18과 관련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집회로 항의하는 시민들에겐 욕설을 서슴지 않는다.

전일빌딩 앞은 계엄군이 집단 발포를 자행한 5·18 역사 현장으로 항쟁 기념일을 즈음해 전야제와 시민 난장 등 5·18기념행사가 해마다 열렸던 공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