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자리 55만개 신속 공급한다지만…

홍남기 "경제 중대본서 집중논의"
전문가 "3차추경 통과돼야 시작
7월 이후에나 공급 가능할 듯"
정부가 고용안정을 위해 55만 개 직접일자리를 신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충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공급은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후에야 시작될 수 있어 실제 고용 지표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우리 고용시장에도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번주부터 2주간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일자리 신속 공급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만6000명 줄었다. 전달 19만5000명 감소에 이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홍 부총리는 “3월에 이어 취업자가 두 달 연속 감소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고용시장의 어려움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55만 개 일자리 공급 방안은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제5차 비상경제 대책회의에서 나온 것이다. 공공부문에서 비대면·디지털 일자리 10만 개와 단순 공공일자리 30만 개를, 민간에서 디지털 분야 등 15만 개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내용이다.정부는 지난달 대책 발표 후 일자리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요 파악 결과 55만 개보다 많은 일자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빠르게 방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바로 일자리를 공급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산 확보를 위한 3차 추경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6월 초 3차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21대 국회 구성이 지연되거나 추경안에 담길 예정인 지출 구조조정과 국채 발행 규모를 놓고 국회에서 논쟁이 벌어질 경우 추경 예산 통과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추경 통과 후 모집 일정까지 고려하면 7월 이후에나 일자리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예산안이 통과되는 대로 일자리 공급이 시작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긴급하다고 판단되면 추경 통과 전 예비비를 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