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정의연 "회계 검증 받겠다"
입력
수정
지면A29
이용수 할머니 "투명 공개" 재차 촉구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정의기억연대가 피해자를 위해 후원금을 쓰고 있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처음으로 정의연이 주최하는 수요집회가 열렸다. 정의연은 공인회계사들로부터 기부금 사용 내용을 검증받겠다고 밝혔다.
수요집회에 위안부 피해자들 불참
정의연은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39차 정기 수요집회를 열었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이 위안부 지원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후 정의연은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한 2018년 결산 자료에 3339만원을 한 맥줏집에서 썼다고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부실 회계’ 논란에 휩싸였다.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공시 입력 과정에서 아주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악의적 왜곡 보도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다수의 공인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 내용을 검증받아 기부금 사용과 관련한 불필요한 의혹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날 이 이사장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왜 시민단체가 의혹에 몰려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던 것에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날 집회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할머니가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지목했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자(전 정의연 이사장)도 불참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한 언론사에 입장문을 보내 “지난 30여 년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시대에 맞는 사업 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은 이날 정의연의 전현직 이사장인 윤 당선자와 이 이사장을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