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말라리아 치료제에 미련…"사용확대 협의할 것"

보건장관 "치료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 안 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계열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하자는 주장을 또다시 제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확대 문제를 네우손 타이시 보건부 장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일부 의사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 효과를 인정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위험군 환자에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이시 장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타이시 장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비상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부작용도 경고했다.

실제로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시 당국은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환자 81명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하다가 심장 박동 이상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중단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자 브라질 연방의학위원회(CFM)의 마우루 루이스 지 브리투 히베이루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한적 사용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FM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허용하는 경우는 폐에 손상이 있는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중증환자와 코로나19 초기 증상을 보이는 경증환자만 해당한다.

어느 경우에도 본인과 가족의 동의 아래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이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강력하게 주장해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히베이루 위원장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