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두배 늘리고 오전·오후 나눠 시험…주말 2만 수험생 방역 비상

16일 5급 공채 등 26개 기관 일제히 입사 필기시험
"오전9시~오후6시까지 마스크끼라니" 공시생 반발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집단감염으로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이번 주말 입사시험을 앞둔 각 기관과 수험생들이 긴장을 하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국가공무원 5급·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시험을 비롯해 포스코·산업은행 등 공공기관 26곳은 16일 동시에 필기시험을 치른다. 고사장으로 향하는 응시 대상인원만 2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불안을 느낀 일부 수험생들은 ‘시험일정 재연기’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취업 커뮤니티에는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마스크를 끼고 시험을 치라니”라며 “차라리 시험에 응시하지 않겠다”는 응시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인사처는 “한번 연기된 시험을 다시 연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사처는 16일 치러지는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1차 필기시험 고사장 숫자를 지난해 18개교에서 올해는 32개교로 두배 가까이 늘렸다. 서울에만 26개 학교를 빌렸다. 고사장이 늘어난 것은 한개 시험장 수용인원을 지난해의 절반인 15명으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370명 선발)에는 1만2595명이 지원했다. 서울 경기고에서 시험을 실시하는 산업은행은 오전·오후 두차례 나눠 시험을 실시키로 했다. 이날 하룻동안 시험에 응시하는 1000여명 수험생을 분산 시키기 위해서다. 인천교통공사도 인천시내 14개 중·고등학교를 빌려 시험을 치른다. 지난해는 두곳을 빌렸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고사장을 대폭 늘렸다. 인천교통공사 입사시험 응시자는 4600여명에 달한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당초 예정된 학교 대신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로 시험 장소를 바꿨다. 앞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9일 필기시험날 수험생들이 고사장에 시차를 두고 입·퇴실을 하도록 했다.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6급직원 공채 면접을 전국 14개 시·도로 분산시켜 이틀에 걸쳐 진행했다.

시험을 주관하는 각 기관들은 채용홈페이지에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수험생 행동수칙’을 올리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인사처가 내놓은 행동수칙에 따르면, 수험생은 시험장 출입 전 반드시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한 후 발열검사를 받아야 한다. 발열검사를 통해 37.5℃이상 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예비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시험중 마스크는 계속 착용해야 한다. 감독관이 본인 확인을 위할때만 잠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휴식시간에도 수험생 사이 거리는 1.5m로 확보해야 한다. 고사장 단속도 엄격해 진다. 고사장 주된 출입구는 단일화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키로 했다. 또한, 단순발열·호흡기증상 그리고 최근 14일 이내 해외방문 이력이 있는 수험생은 ‘사이버 국가고시센터 자진신고 시스템’을 통해 자진신고해야 한다. 물론,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재상 인천교통공사 총무인사팀 부장은 “고사장에 구급차,간호사 등 응급인력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할 것”이라며 “수험생들은 주관기관을 믿고 시험에 응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