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까지 번진 '이태원 감염'…진단검사 불응 땐 벌금 200만원

영등포병원 직원·환자 2차 감염
클럽 관련 확진자 총 142명
35%가 무증상…중증환자 없어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에 의한 2차 확산이 사회 전반에 일어날 수 있는 시기라고 경고했다.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진단검사를 거부하면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주말 종교 집회 등이 이뤄지는 이번 주말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젊은 연령층이 무증상 상태로 기저질환자·어르신·환자들이 머무르는 곳에 가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감소하는 듯 보이다가도 마무리 단계에서 폭발적인 발생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42명이다. 연령별(낮 12시 기준)로는 19~29세가 83명으로 가장 많다. 30대는 23명, 40대 7명, 50대 4명, 60세 이상이 4명이다. 18세 이하도 13명에 이른다. 이들의 35%는 무증상이며 중증 이상 환자는 아직 없다.

방역당국은 지역 사회의 3차 전파가 확인됐다고 했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거주 학원강사 A씨(25)에게서 3차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3일 이태원 내 클럽과 술집을 방문했지만 초기 역학조사에서 무직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A씨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4명이다. A씨에게서 수업을 받은 인천 남동구 고등학교 3학년생 B군(18)과 B군의 어머니(42)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확진자로부터 확산한 것으로 의심되는 병원 내 감염 사례도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한 70대 남성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에서 이태원 클럽에 방문했던 물리치료사에게서 지난 6~8일 치료를 받았다. 9일 이 물리치료사는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방문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5517명 중 2500명가량은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연락을 했는데도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200만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역학조사 시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전국 11개 시·도는 이태원 클럽·유흥시설 방문자들에게 감염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