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더 조심한' 생활방역 통했다…정부안보다 강화된 7대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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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發 코로나 확진자 0명대구시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를 겪은 이후 올 4월 초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안정적인 방역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불거진 재확산 국면에서도 14일까지 단 한 명의 클럽발(發)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중앙정부보다 훨씬 강화된 방역 수칙을 시민 생활에 맞게 무난히 적용하면서 대구형 방역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상 있으면 바로 검사 받고
생활 속 거리두기도 더 '깐깐'
38일째 확진자 발생 한자릿수
"대구 시민들이 잘 지킨 덕분"
대구시는 지난 4월 8일 확진자 수가 9명으로 줄어든 이후 38일째 확진자 발생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고 이날 발표했다. 4월 10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날이 12일이나 된다. 지난 2월 29일 대구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741명까지 올라갔다.이처럼 코로나19 대량 감염이 발생한 대구에서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고, 대구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 등 생활수칙을 잘 따른 덕분이라고 시는 분석했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로 대구 시민들이 겪은 충격과 공포감이 컸던 만큼 규칙을 따르는 마음 상태도 다른 도시보다 강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로 한 지난 6일 이후 5대 수칙을 발표했지만, 대구시는 7대 수칙을 별도로 마련해 적용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아프면 집에서 3~4일 쉬기를 권했지만, 대구는 증상이 있으면 바로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지난 13일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공연장, 미술관, 체육시설과 어린이집 등 공공 및 아동청소년 시설에 대해서도 대구시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보다 한층 강화된 수칙을 적용한다. 정부 지침은 8개 분야 31개이지만 대구시는 9개 분야 69개 수칙을 촘촘하게 마련했다.시는 대구형 생활수칙을 만들기 위해 지난달 21일 시민단체 종교계 문화계 등 각계각층 200명이 참가하는 범시민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전국 처음으로 만든 민관 협력 방식의 상시 방역대책기구다. 이 수칙에 따르면 어린이집의 경우 3세 이상 아동은 어린이집 등원 시, 점심식사 후, 하원 때 등 하루 3회 발열 검사를 한다. 공연장은 공연 후 출연진과 사진 찍기 및 대기실 관객 방문 자제, 소공연장 스탠딩 관람 자제 등의 세칙을 추가했다.
이달 20일 재개관하는 대구미술관은 사전 예약을 받아 두 시간당 50명씩 1일 4회, 총 200명만 관람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다른 공연장도 입장 정원 50% 이하 사전 예약제, 지그재그형 또는 W형 좌석 배치, 시간차 입장 등의 수칙을 적용한다. 최삼룡 시 시민안전실장은 “현장을 잘 아는 범시민대책위원들이 현장에 맞는 촘촘한 수칙을 마련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만큼 새로운 생활 방역 모델의 실험과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