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1위 TSMC, 미국에 공장 건설…삼성도 움직이나

TSMC, 애리조나에 14조 투자해 5나노칩 공정 증설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 둔 삼성도 움직일 지 주목
사진=EPA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회사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최첨단 반도체 신규공장을 건설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TSMC는 애플 등 글로벌 기업 파운드리 물량의 절반을 도맡아 생산하는 기업이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 추격에 고삐를 죄야 하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러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TSM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애리조나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최첨단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 규모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14조7600억원(120억달러)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주에 이어 두 번째 생산기지를 미국에 갖추는 셈이다.

특히 이 공장에서 생산할 반도체칩은 5나노(1nm·1나노는 10억만분의 1m) 트랜지스터로 알려져 주목된다. 5나노미터 칩은 현재 반도체업계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미세한 수준의 최첨단 기술이다.

TSMC에 따르면 5나노 칩은 기존 7나노에 비해 제품 성능은 15% 향상되고 전력 사용량은 30% 줄인다. 지난해 말부터 5나노 관련 공정을 구축한 TSMC는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5나노칩은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 12' 탑재가 확실시된다.TSMC 신규 공장에서는 매달 2만개의 웨이퍼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는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지역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리쇼어링(기업의 본국 회귀)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는 미중갈등 격화 와중에 미국이 첨단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자체 수급을 위해 TSMC에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해왔다. 신규 공장 증설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노렸다.

TSMC 측은 "미국 행정부와 애리조나주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환영한다"며 "이 프로젝트는 TSMC의 상당한 자본 및 기술 투자가 필요하다. 강한 투자 환경을 갖춘 미국과 뛰어난 인재를 갖춘 TSMC는 이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애플 퀄컴 애플 엔비디아 등의 파운드리 물량 수주를 놓고 TSMC와 겨뤄야 하는 삼성전자도 구체적 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 인근 부지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현재 2개인 오스틴 사업장 내 공장을 총 5개까지 확충할 계획을 갖고있다. 인텔 역시 곧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위한 한 축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꼽았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파운드리 분야의 TSMC 시장점유율은 54.1%까지 올라선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5.9%에 그쳤다. 현재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5나노 칩을 양산을 목표로 생산라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