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민주당 품에 안길까…곳곳에서 군불 때기

민주당 김두관·우상호 합당 적극 지지
이해찬 체제 끝나면 논의 이뤄질 전망
열린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된 최강욱 당선인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임명식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열린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 품에 안길 수 있을까. 민주당 내부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당으로 177석이 된 민주당 내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이 이뤄지면 180석 정당이 된다. 이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도 처리할 수 있는 의석수다.민주당 지도부는 우선 열린민주당과 합당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현 지도부 입장에서는 열린민주당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이 민주당의 공천 검증과정에서 탈락한 터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 지도부의 임기가 오는 8월까지인 만큼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두고 "같은 계열의 정당들이 여러 개 나뉘어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통합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이어 "이해찬 대표께서는 선거 과정에서 열린민주당과는 합당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여러 번 하셨기 때문에 말을 바꾸기 어려우실 것"이라며 "8월 전당대회가 열려 당 지도부가 새로 들어서면 그때 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념과 지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라면서 "당 지도부가 새로 들어서면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도 자연스럽게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도 지난 13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열린민주당은 한편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라며 "선거 때 앙금을 씻고 통합해야 한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당내 곳곳에서 합당의 군불을 때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77석으로 국회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는 취지로 통합론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정치권 일각에서 우리가 180석이 아니고 177석(민주당+더시민)이라고 강조하는 말을 들었는데 우리가 177석이라고 해서 180석을 갖고 있는 효과를 못 누리는 게 아니다"라며 "상식 있는 정치인들이라면, 필요하다면 동의할 수 있는 국회 운영 방식에서 우리가 충분히 동의를 받아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발언이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문제를 말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의석) 수보다는 국가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180석이 넘기 때문에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얘기는 최고위도 그렇고 원내대표도 그렇고 의견이 전혀 없었다"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