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치자, 中 애플 보복 경고…미중 갈등 '고조'

中 정부 소식통 "애플 퀄컴 겨냥 준비"
美 화웨이 반도체 조달 봉쇄

중국이 애플과 퀄컴 등 미국 업체를 겨냥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한 데 따른 대응이다. 업계에서는 미중 2차 무역전쟁 발발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자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금지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애플 퀄컴 시스코 보잉 등을 겨냥할 준비가 돼 있다"가 보도했다.이 소식통은 "미국이 TSMC 등 필수 반도체 공급업체가 중국 기업에 반도체를 팔지 못하게 한다면, 중국도 자국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퀄컴과 시스코, 애플 등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올리고 사이버보안검토조치, 독점금지법 등 중국 법에 따라 수사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이 포함된다"며 "보잉의 항공기 구매도 유예할 수 있다"고 나열했다.

이 보도에 앞서 미 상무부는 해외 반도체 회사들도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했다면 화웨이에 제품을 팔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제재 방침을 내놨다. 기존에는 미국 이외의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기술 활용도가 25% 미만이라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그나마 남아있던 이같은 통로도 없어지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이 제품 설계 및 생산에 있어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중국이 화웨이 장비를 스파이 행위에 이용할 수 있다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화웨이 등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에 된다고 판단되는 중국 업체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년 5월까지로 1년 연장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