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쉼터 관리인으로 윤미향 아버지 지정, 사과한다"

6년간 7000여만원 지급
헐값 매각 "송구스럽다
정의기억연대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정기수요시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최근 불거진 '쉼터'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정의연은 16일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관리를 단체 대표자였던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의 아버지에게 맡기고 지난달까지 6년여간 7000여만원을 지급했다고 인정했다. 정의연은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설명 자료를 냈다.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힐링센터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정기부금을 받아 건립했다. 현대중공업이 2012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10억원 중 7억5000만원으로 토지와 건물을 사고 추가로 1억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했다. 나머지 1억5000만원은 공동모금회에 반환됐다.

정의연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부친은 힐링센터 뒷마당에 있는 컨테이너 공간에 머물며 건물 경비 및 관리 업무를 맡았다.

앞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힐링센터에 머물지 않았고 윤 전 대표의 부친만 머물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힐링센터에서 워크숍 등이 진행된 사실이 알려지자 힐링센터가 목적에 어긋나게 운영됐다는 비판이 일었다.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정작 할머니들은 이곳에 가보지도 못했고, 쉼터(힐링센터)에서는 술자리와 삼겹살 파티만이 열렸다"며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는 기부금으로 산 쉼터를 '평화와 치유'란 그럴듯한 이름만 걸어두고는 펜션으로 운영했다"고 비판했다.

쉼터에 피해자 할머니들이 거주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정의연은 "수요시위 참가, 증언 활동 등 할머니들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어 사실상 안성에 상시 거주가 어려웠다"고 했다.

정의연은 또 지난달 23일 매입가의 절반 수준으로 힐링센터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 가치가 하락하고, 주변 부동산 가격이 변했다"며 "결과적으로 기부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