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골드만삭스 지분 84% 매각…항공 이어 은행주서도 '대피'

JP모건체이스도 3% 매도
코로나19로 포트폴리오 변화 분석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보유 지분을 대부분 팔아치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주에 이어 은행주에서도 발을 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골드만삭스 보유 지분의 약 84%를 매각했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약 3조원대 대량 매도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수는 지난해 말 1200만주에서 3월 말 190만주로 줄었다. 가격으로는 약 28억달러(3조4000억원)에서 약 3억달러(3700억원)로 감소했다. 골드만삭스의 주가가 올 1분기에 33% 급락하는 등 주가 하락이 시작되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골드만삭스 지분을 매입하면서 주요 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지분매각은 버핏이 그동안 선호했던 은행주 비중을 줄이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JP모건체이스 지분도 약 3% 줄였다. 웰스파고 보유 지분에는 변동이 없었다.

미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당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버핏 회장의 투자 자산군(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주 비중 축소에 앞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아메리칸 델타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 등 미국 4대 항공주를 전부 매도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 2일 화상으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로 사업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며 올 1분기 497억달러(약 60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