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악재 속 변동성 커지는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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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마이너스 성장은 1998년 이후 22년 만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는 금융시장과 실물 경기를 동시에 위축시키는 구조다. 부동산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저금리에 따른 과잉 유동성으로 과열된 상태에서 충격을 받고 있다. 당분간 거래가 두절된 가운데 가격도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위기를 두고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린다. 통계를 확인해보자. 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2008년 9월부터 4개월간 전국 주택 가격은 0.95%(아파트 1.25%) 하락했다. 서울 주택 가격은 같은 기간 1.64%(아파트 2.75%) 내렸다. 거래가 기준으로 보면 서울 아파트는 4개월 동안 10~25% 급락했다. 다만 당시에는 금융위기가 실물 경기로 크게 전이되지 않아 주택시장 회복세가 ‘V자형’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금융위기와 실물 경기 위기가 겹친 복합 위기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는 완만한 ‘U자형’이나 ‘L자형’을 그릴 것으로 예상하는 분석도 있다.이런 상황에서 올해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영향은 상품에 따라 다를 것이다. 구분상가는 임대료 하락과 연체, 공실 증가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토지 지분이 많지 않은 구분상가는 임대료 하락이 곧바로 가격에 반영된다. 그 다음으로 투자 성격이 강한 재건축과 재개발, 일반 아파트, 상가건물, 토지 순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가건물은 토지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주택보다는 소유자의 손실 회피가 강하게 작용해 가격 하락 반영이 비교적 늦다.

주택시장은 냉각이 불가피하다. 주택산업연구원 등 많은 연구기관이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위기로 치닫는다면 서울도 약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분양 시장은 매매 시장보다는 위축이 덜할 전망이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상대적으로 덜한 대출 규제, 새집 선호, 비대면 청약 등의 영향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면 매매시장에서 풍선 효과도 오래가기 힘들다. 요즘 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주택 수요가 늘고 있지만 나홀로 상승은 힘들다는 얘기다.

전세시장은 당분간 강보합 정도로 예상한다. 코로나19 여파에 공시가격 급등으로 인한 보유세 증가에 따른 관망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셋값이 소폭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입주 물량이 예년에 비해 넉넉해 급등은 없을 전망이다.

박원갑 < 국민은행 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