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맞아 광주 찾은 김부겸 "비극은 서울역 회군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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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출신, 광주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 늘 있어"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광주를 찾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80년 봄'을 회상하며 "광주의 비극은 서울역 회군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광주·대구, 같은 대한민국…지역 갈라 싸우지 말아야"
김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980년 5월15일 '서울역 회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내면서 "광주나 대구나 다 같은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1980년 5월15일 서울역 앞에 있었다"면서 "13일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투쟁을 멈출 게 아니라 오히려 교외 진출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14일과 15일 서울 시내는 학생들로 꽉 찼다. 15일 오후 늦게 서울역 앞 학생회장단 회의가 열리던 미니버스 주변에서 해산을 반대하는 입장을 설득하고 다녔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물러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다. 희생이 불가피하더라도 여기서 버티고 싸워야 한다. 아무리 신군부라 해도 쉽게 총부리를 국민에게 들이대지는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김 의원은 "하지만 회군은 결정됐고, 시위를 풀어야 했다"면서 "광주의 비극은 서울역 회군에서 시작됐다. 서울의 봄을 무산시킨 나는 그래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싸웠어야 했다. 나는 경상도 출신이다. 광주와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이 늘 있다. 어쩌면 내가 다시 대구로 내려간 이유도 그 미안함의 연장선에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최근에 선거가 끝났고 낙선했다"면서 오랜시간 깊어진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감정 문제를 끄집어 냈다. 김 의원은 "대구가 참 여전하다. '광주가 우리한테 표 안주는 거나 ,우리가 민주당에 표 안주는 거나 뭐가 다르냐?'고 앙앙불락한다"며 "이제 그런 소리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보수가 좋아서 보수 정당 찍었다고 하는 게 낫다. 광주나 대구나 다 같은 대한민국이다. 정치 이념으로 나뉠지언정, 지역을 갈라 싸우지는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