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發 감염 매개된 노래방…정은경 "환기시 바이러스가 복도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에 접근 금지 안내선이 설치되어 있다. 이 병원의 작업치료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이태원 클럽에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정부가 코인노래방 환기 과정에서 전파됐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4차 감염자 2명 모두 코인노래방을 매개로 감염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코인노래방은 방문을 열어서 환기를 하기 때문에 복도 등 공용공간을 통해서 비말이 확산됐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인노래방은 7㎡ 남짓한 방들이 복도 하나로 줄줄이 이어져 있는 구조다. 복도로 비말이 확산되면 같은 방을 쓰지 않은 이용자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정 본부장은 “코인노래방은 방이 굉장히 좁고 밀집돼 있다”며 “비말이 많이 생기는 노래 부르기라는 행동으로 인해 비말이 직접 확산돼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코로나19 4차 감염자는 이날까지 2명이 나왔다. 모두 코인노래방이 4차 감염의 연결고리가 됐다. 지난 16일 서울 노원구에서 나온 고등학생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사람과 접촉하지 않은 4차 감염자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갔던 확진자가 이용했던 서울 관악구 별별코인노래방이 감염 경로가 됐다. 이 코인노래방에 방문했던 2차 감염자가 직장 동료를 감염시켰다. 이 직장 동료의 고등학생 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 4차 감염 사례에서도 코인노래방이 매개체 역할을 했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코로나19 확진자와 만났던 2차 감염자는 지난 2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코인노래방을 방문했다. 같은 코인노래방에서 다른 방에 있던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들 2명 중 1명과 함께 경남 창원시에 있는 결혼식장을 방문한 서울구치소 직원도 확진자가 됐다.

지난 16일 나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명이다. 지역사회 감염자는 6명이었다. 13일 26명, 14일 22명, 15일 9명 나왔던 것과 비교해 지역사회 전파 속도가 주춤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일일 확진자 수는 다시 10명대로 떨어졌고, 그중 국내 감염자는 최근 이틀 연속 한 자릿수로 크게 줄었다”며 “신속한 접촉자 파악과 진단검사에 의해 추가 확산의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한편 방역당국은 입영 장병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8주간 매주 6300여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할 예정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