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1 vs 지역 1순위 미달…청약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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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동탄에 5만여 명 몰리고이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하던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하면서 단지별 청약 결과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 화성시 ‘신동탄포레자이’와 서울 화곡동 ‘우장산숲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 이에 비해 수도권 핵심 입지인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단지들은 고분양가 논란 속에 해당지역 1순위에서 미달 사태를 빚었다. 의정부에서도 한 자릿수의 저조한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그동안 ‘묻지마 청약’을 했던 예비 청약자들이 오는 8월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를 앞두고 분양가와 공급량 등을 꼼꼼히 따지며 청약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양 덕은 '고분양가 논란'에 미달
공급물량·분양가격이 청약 변수
단지별 엇갈린 성적표1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화성 신동탄포레자이 공급에는 1순위 청약자 5만1000여 명이 몰렸다. 지난 3월 5만8000여 명이 참여한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분양 이후 최대 인원이 청약에 뛰어들었다. 일반분양분이 739가구로 많았지만 평균 청약경쟁률이 70.2 대 1로 높았다. 이달 분양한 우장산숲아이파크도 평균 경쟁률 66.15 대 1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비슷한 시기 공급된 고양과 의정부 지역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경쟁률로 체면을 구겼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DMC리버포레자이’와 ‘DMC리버파크자이’는 각각 17.24 대 1, 1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투자자 관심 지역임에도 1순위 당해 지역에서 미달돼 1순위 기타지역 청약을 추가로 받아야 했다.DMC리버포레자이의 당첨 커트라인은 16점(85점 만점)에 그쳤다. 1순위 청약자 중 높은 가점자의 참여도가 그만큼 낮았다는 얘기다. DMC리버파크자이와 DMC리버포레자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각각 2583만원, 2630만원으로 지난달 서울 목동에 공급된 ‘호반써밋목동’ 분양가(2448만원)보다 높았다.
‘의정부역진산엔월드메르디앙’과 ‘의정부롯데캐슬골드포레’의 청약 경쟁률은 각각 2.82 대 1, 8.19 대 1이었다. 진산엔월드메르디앙은 모든 주택형이 당해 지역 1순위에서 미달됐다. 롯데캐슬골드포레는 전용 39㎡의 당첨 커트라인이 15점에 불과했다.
8월 전매 강화로 미분양 확산될 듯정부가 8월부터 수도권 비규제 지역과 지방광역시까지 분양권 전매를 입주 때까지 금지하면 청약 부진 단지가 적지 않게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금도 규제지역에선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지만 8월 이후에는 비규제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전 지역으로 규제가 확대되는 만큼 1순위 청약자들은 7월까지 단지를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라며 “입지와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서 돈이 될 만한 곳을 구매하기 위한 신경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규제에서 자유로워 ‘풍선효과’를 누리던 지역들은 미분양 우려까지 나온다. 2018년 ‘9·13 부동산대책’으로 수도권 공공택지 전매 제한 기간이 최대 8년까지 확대되면서 경기 시흥 장현지구, 파주 운정신도시와 인천 루원시티 등에서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적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분양권 전매 규제에서 자유로워 투자 수요가 많았던 인천, 화성, 지방광역시 등의 신규 분양 단지가 8월 이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를 겨냥한 단지들의 청약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지나가고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일자리가 생기는 지역과 아파트만 들어서는 베드타운 지역 간 청약 양극화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신연수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