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중풍이 오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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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9
장동민 < 하늘땅한의원장 >최근 내원한 환자였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팔다리에 힘이 빠져서 찾아왔다는데, 혀도 갈라져 있고 얼굴 위로 열이 올라와 어쩔 줄 몰라 했다. 진맥과 한방 검사 결과 ‘중풍(中風)’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침으로 응급처치를 하고 ‘우황청심원’도 처방했다.
중풍은 말 그대로 ‘바람을 맞은 듯’ 급하게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다른 말로 ‘뇌졸중(腦卒中)’이라고 부르는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증상을 일컫는다. 이런 뇌혈관 질환은 단일 질환으로는 한국 사망 원인 1위며 90%의 환자가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그래서 중풍이 일어날 때 그 위험성을 미리 알고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조짐을 알아채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일이 일어나기 바로 전까지도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촬영에서는 정상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조직 구조의 변화까지 일어나기 전에 짐작할 수 있는 징조를 알고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
첫째, 두통과 더불어 발생하는 메스꺼움이다. 심하면 구토가 나기도 하는데, 이는 두개내압 즉 머릿속의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머릿속 혈관에 문제가 있거나 암 등의 신생물이 생기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대부분 이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현된다.둘째, 어지러움과 더불어 비틀거리게 된다. 평형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눈을 감고 한쪽 다리를 들고 서 있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안면마비가 일어나거나 발음을 제대로 못하고 맛을 못 느끼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셋째, 급격하게 화가 치밀어오르면서 뒷골이 뻣뻣해지는 경우다. 대부분 얼굴과 머리 쪽으로 심한 열감을 느끼게 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등장인물이 심하게 흥분하거나 화를 내다가 뒷목을 붙잡고 쓰러지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다.
일단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가 내 몸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우연히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미리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이유는 없다. 모든 병이 다 그렇지만 중풍은 일어나기 전에 막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