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온라인 '삼성 고시'…스마트폰 화상으로 시험 원격 감독

응시자, 본인의 휴대전화로
얼굴·손·모니터 나오게 촬영해야
부정행위 땐 5년 응시자격 박탈

삼성이 사상 첫 온라인 적성검사 시행을 앞두고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강도 높은 예방책을 내놨다.

삼성은 오는 30~31일 시행하는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서 부정행위를 한 응시자의 지원자격을 향후 5년간 박탈한다고 17일 밝혔다. 부정행위는 △대리시험 의뢰 및 응시 △신분증 및 증빙서류 위·변조 △문제 메모 및 촬영 △문제 일부 또는 전부 유출 △타인과 답 주고받기 등이다. 삼성이 공무원 임용시험, 토익(TOEIC) 등에 준하는 부정행위 대응책을 내놓은 건 “온라인 시험에서 커닝이나 대리시험 등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업준비생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 상반기 공채에서 GSAT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시험은 삼성이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 1957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은 온라인 GSAT 전 과정에 걸쳐 부정행위 ‘방어막’을 마련했다. 응시자들에게 휴대폰 거치대, 개인정보보호용 필름 등을 우편으로 보내고 시험 1주일 전 예비소집을 통해 접속 시스템 작동을 점검한다. 시험 당일 응시자들은 휴대폰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두고 본인의 얼굴과 손, 컴퓨터 모니터 화면, 마우스 등이 모두 나오도록 촬영해야 한다. 감독관은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한다. 한 공간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시험을 치르는 것도 제한된다. 삼성 관계자는 “화상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는 데다, 감독관이 시험 전 과정을 지켜보는 만큼 대리시험과 커닝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GSAT은 응시자를 분산하기 위해 이틀간 총 4회에 걸쳐 치러진다. 삼성은 먼저 시험을 친 응시자가 문제를 공유할 수 없도록 시험 문제를 매회 다르게 내기로 했다. 또 보안 솔루션을 활용해 시험을 보는 동안 모니터 화면을 캡처할 수 없도록 했다.

삼성은 시험이 끝나면 응시자의 문제 풀이 과정을 녹화본으로 재차 확인하고, 면접 때 온라인 시험과 관련한 약식 시험도 별도로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 측은 “오랫동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채용 혁신을 준비해왔다”며 “사상 첫 온라인 시행인 만큼 응시생들에게 세심하게 안내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