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폰·통신장비는 유럽·美서 반사이익 기대

시장 점유율 오를 가능성
미국이 화웨이 대상의 반도체 공급 제재 수위를 높이기로 한 조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사업부엔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화웨이가 타격을 받으면 삼성전자가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1.2%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화웨이(점유율 17.6%)다. 화웨이는 미국 시장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안방인 중국을 비롯해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에서 성과를 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가 점차 강해지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지 못하게 되면서 유럽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에 애를 먹고 있다.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이후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를 맡기고, 생산은 대만 TSMC에서 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제재가 강화되면 TSMC를 통한 AP 생산은 물론 메모리 등 주요 부품 수급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서도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된다. 화웨이는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1위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장비 분야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화웨이가 미국 시장 공략이 어려운 틈을 타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US셀룰러 등과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5G 시장 장비 점유율을 23%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제재에 따른 이익의 폭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든 데다 다른 경쟁사들도 함께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측 불가능한 시장 변수가 너무 많다”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 영향을 지금 단계에서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