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항공 이어 은행주 팔고, 사우디는 76억弗 '美주식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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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골드만삭스 지분 매각‘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가 골드만삭스 등 금융회사 지분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주식 손절매에 이은 것이다. 반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급락한 미국 주식을 수십억달러어치 사들이고 있다.
PIF, 보유 종목 2→24개로 확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골드만삭스 주식 1200만 주 중 84%인 약 1010만 주를 매각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골드만삭스 발행 주식의 2.9%에 달한다. 로이터통신은 “골드만삭스 주가가 1분기 33% 하락한 가운데 추가 하락이 시작되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벅셔해서웨이는 JP모간체이스 지분도 일부 매각했다. JP모간 지분은 1.94%에서 1.88%로 소폭 감소했다.벅셔는 최근 아메리칸·델타·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주를 전량 매도했다. 버핏은 지난 2일 주총에서 이런 사실을 밝히면서 “우리가 뭔가를 매도할 때는 보유 지분 전체를 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우려해 금융사 지분을 모두 정리하는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반면 사우디의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가 SEC에 낸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보유한 미국 주식은 24개 종목, 97억7720만달러어치로 크게 늘었다. 작년 12월 말 테슬라와 우버 주식, 21억8270만달러어치를 보유했던 것에 비하면 석 달 새 다섯 배나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PIF가 1분기에 매수한 미국 주식은 보잉(3월 31일 기준 7억1370만달러), 씨티그룹(5억2200만달러), 페이스북(5억2220만달러), 메리어트(5억1393만달러), 디즈니(4억9580만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4억8760만달러) 등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