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쌍용차…감사의견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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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부채가 5898억 더 많아쌍용자동차가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 판정을 받았다. 쌍용차가 비적정 감사의견(한정·부적정·의견 거절)을 받은 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13분기 연속 영업 적자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계법인 삼정KPMG는 쌍용차의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냈다. 삼정KPMG는 “쌍용차는 1분기 986억원의 영업손실과 193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898억원 초과하는 등 계속기업으로서의 의문이 제기된다”고 이유를 밝혔다.상장 기업은 6개월마다 작성하는 반기 보고서가 의견 거절 판정을 받으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1년에 한 번 내는 감사보고서가 의견 거절 판정을 받으면 상장 폐지 대상이 된다. 이번 보고서는 반기나 감사보고서가 아닌 분기 보고서인 만큼 제재 대상은 아니다.
쌍용차는 판매 부진 여파로 올 1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45.2%와 4.3%였던 부채비율과 자본잠식률이 올 1분기 755.6%와 71.9%로 급등하는 등 재무여건도 크게 악화하고 있다.
당초 쌍용차에 2300억원을 투입하려던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그룹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400억원만 지원했다. 쌍용차는 올 7월 산업은행 차입금(900억원) 만기를 맞는다.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도 2500억원에 달한다. 자산매각과 산업은행 등 금융권의 자금 지원이 없으면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