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깨·깨수깡·없던일로'…숙취음료 작명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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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숙취해소제 이름이다. 입점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과 슈퍼마켓 계산대 앞은 요즘 각종 숙취해소제가 점령했다. 원래 껌과 사탕이 놓였던 자리를 술 깨는 환, 젤리, 음료, 농축액 등이 대신하고 있다. 제품이 많아지면서 숙취해소제를 제조하는 제약사와 식품사들은 앞다퉈 ‘작명 전쟁’에 나섰다.주 52시간 근로제 등의 영향으로 직장 회식과 단체 술자리가 줄어들었지만 숙취해소제 시장은 고속 성장하고 있다. ‘술도 건강 챙겨가며 마시자’는 20~30대가 늘어나면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5년 1300억원대였던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매년 20%가량 성장해 올해 2500억원을 넘보고 있다.
1993년부터 컨디션과 여명808, 모닝케어 등 3대 브랜드가 이끌어온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1인 1회 분량이 5000~1만원으로 다른 음료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쌌다. 이 시장이 커진 건 2013년 삼양사 큐원이 환으로 만든 ‘상쾌환’을 들고 나오면서다. 직관적인 작명과 1회 분량 2500원이라는 저가 전략이 통했다.
지난해 상쾌환이 20년간 2위였던 여명808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제약 회사는 성분과 품질을 앞세우고 있다. 광동제약은 얇은 스틱 형태로 짜서 마시는 농축액 ‘광동 헛개파워 찐한포 알바린’을, 동아제약은 기존 ‘모닝케어’에 강황, 토마토 등을 넣은 제품 등을 내놨다. 중외신약은 짜 먹는 ‘릴리프88’을 출시했고, 한독은 젤리 형태의 ‘레디큐’로 외국인을 공략했다.음료업계 1위인 롯데칠성음료도 올해 14년 만에 숙취해소음료 ‘깨수깡’을 내놓고 2030세대 마케팅에 나섰다. 제주에서 판매되던 브랜드를 사들여 탄산음료 형태로 제조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