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미컬슨·퓨릭이 데뷔 동기…매년 1승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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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PGA 시니어투어 데뷔 앞둔 '탱크' 최경주“호준이가 저를 이렇게 치켜세워 주네요.”
PGA·시니어 투어 병행
내달 찰스슈와브챌린지 재개
초청 선수로 출전 가능성 높아
브리지스톤 시니어 첫 출전할 듯
‘탱크’ 최경주(50)의 목소리에서 아쉬움과 자부심이 동시에 묻어났다. 큰아들 호준군(23)의 해병대 입대에 동행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최경주와 18일 전화로 연락이 닿았다. 경북 포항의 해병대 교육훈련단(신병훈련소)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했다. 최경주는 “호준이가 (미국) 영주권이 있는데, 군대에 다녀오겠다고 하더라”라며 “네 인생이니 네가 결정하라고 말했는데, 자원입대를 신청했다. (아들에 대한) 믿음이 있어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최경주의 가족 사랑은 각별하다. 호준군이 대학 진학 준비를 할 때도 출전 대회 수를 줄이고 아들 뒷바라지를 자처했다. 이번엔 한국을 찾으면 2주간 격리되는 것을 알면서도 아들을 배웅하려 태평양을 건너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복귀와 챔피언스(시니어)투어 데뷔를 앞두고 있는 그는 지금이 한창 바쁠 때다. 그는 “호준이가 미국에서 좋은 스파링 상대였는데 당분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라며 “강준이와 딸 신영이도 골프를 치니 그나마 위로가 된다. 신영이는 공부를 택했지만 아직도 70대를 치는 골프 고수라 좋은 상대가 된다”며 껄껄 웃었다. 둘째 아들 강준군(17)은 지난해 미국 전국 규모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부전자전’이란 소리를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된 PGA투어는 다음달 11일 찰스슈와브챌린지로 재개를 앞두고 있다. 만에 하나 출전이 불발돼도 곧바로 열리는 RBC헤리티지(6월 18일 개막)는 출전이 확정된 상황이라 몸을 만들어 놔야 한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공이 잘 맞는다. 잘 맞으면 300야드 날아간다”는 게 그의 말이다.
최경주는 “(갑상샘 수술 직후 때보다) 체중이 4㎏ 늘었다”며 “스윙 스피드가 40대 초중반 때와 비슷한 시속 110~112마일 정도 나와 드라이버 샤프트도 ‘S’ 강도에서 원래 쓰던 ‘X’로 바꿨다”고 했다.만 50세 이상이어야 출전 자격을 얻는 챔피언스투어 데뷔는 8월 열리는 브리지스톤시니어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될 전망이다. 호적상 1970년 5월 19일생(실제 출생은 1968년)인 그는 19일부터 출전 조건을 충족한다.
데뷔 동기들이 쟁쟁하다. PGA투어 통산 44승을 거둔 필 미컬슨, 짐 퓨릭(이상 50·미국), 마이크 위어(50·캐나다) 등이다. 모두 메이저 챔피언들이다. 그는 “동기들이 정말 레전드만 모였다”면서도 “먼저 챔피언스투어로 건너간 프레드 커플스가 ‘챔피언스투어는 분위기가 좋아 치열한 경쟁이 없고 서로 친구처럼 지낸다’고 하더라. 내게 몇 번이나 ‘릴랙스’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매년 1승씩 10승을 거두고 은퇴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19일 출국을 앞둔 최경주는 앞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부회장직에서 갑자기 물러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구자철 KPGA 회장의 부회장직 제안을 수락하면서 KPGA와 KPGA코리안투어(KGT)의 완전한 독립을 이루겠다고 출마 의지를 밝혔었다. 최경주는 “자칫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여질 수 있어 사퇴 여부를 놓고 고민했지만 협회 사무국 등 투어 주체들이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미국에 있는 나보다는 국내에 있는 유능한 분이 부회장직을 맡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마지막으로 수백 번은 들어봤을 질문 하나를 던졌다. 아마추어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골프 기술이다.
“진짜 그립이 중요한데 제대로 잡는 사람을 못 봤어요. 꼭 전문가에게 상담받고 그립부터 교정하세요. 골프인생이 달라질 겁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