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전성기 이끈 명배우 미셸 피콜리 별세

94세 일기로 타계…고다르, 히치콕, 리베트 등 거장들 영화 200여편 출연
AFP통신 "가장 독창적이고 다재다능한 배우…예술영화의 전설"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명배우로 꼽히는 영화배우 미셸 피콜리가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피콜리의 유족은 그가 지난 12일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18일 전했다.

피콜리는 1945년부터 2010년대까지 200여편의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에 출연하며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누벨바그의 기수 중 한 명인 장뤼크 고다르의 '경멸'에 출연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연기파 배우로 성장한 피콜리는 1967년 '쉘부르의 우산'의 자크 드미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 영화 '로슈포르의 연인들'에서 카트린 드뇌브와도 공연했다. 피콜리는 이외에 장 르누아르, 장피에르 멜빌, 루이 말, 루이스 부뉴엘, 아녜스 바르다, 코스타 가브라스, 앨프레드 히치콕, 자크 리베트 등 당대 유럽의 걸출한 감독들의 영화에서 사기꾼, 경찰, 폭력배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했다.

1980년에는 이탈리아 감독 마르코 벨로치오의 '어둠 속의 도약'으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2011년 난니 모레티의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2012년 레오 카락스의 '홀리 모터스'에 출연하는 등 노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영화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연극배우,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영화제작자로도 왕성하게 활동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 명배우의 별세 소식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일간 르 몽드는 "위대한 영화·연극배우이자 제작자·감독인 피콜리가 9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전했고, AFP통신은 피콜리를 "지난 반세기 프랑스의 가장 독창적이고 다재다능한 배우 중 한 명으로, 예술영화의 전설"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