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브라질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논란 가열

전 보건장관, 부작용 경고…새 장관 물망 의사는 사용 확대 주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브라질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계열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보건부 지침을 바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작용을 지적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보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임하는 동안 코로나19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에 따른 위험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만데타는 지난해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당시부터 보건부 장관을 맡았으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과 사회적 격리 문제를 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지난달 16일 사임했다. 만데타 전 장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섣붙리 경증 환자에게 확대했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중환자실 병상 운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병원을 찾지 못하고 가정에서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데타 전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일터 복귀를 위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브라질은 코로나19 위기의 3분의 1 정도를 지났으며 앞으로 적어도 12주 정도는 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 보건장관 물망에 오른 여성 의사인 니지 야마구시는 만데타 전 장관과 정반대 입장을 밝혔다. 야마구시는 현재 중증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게 돼 있는 보건부 지침을 바꿔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해 나온 연구 결과는 이론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보건부 지침을 바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업인들과의 화상대화에서 현재는 코로나19 중증환자만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보건부 장관에게 지시해 초기 증상 환자에게도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시 당국은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환자 81명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하다가 심장 박동 이상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중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