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선 강길부, 고향서 명예도서관장으로 '인생 2막'

책 3천권 기증한 태화강 선바위도서관…"독서 하며 학생 대상 강연하고 싶어"
"내가 정치를 시작할 때 가진 '내 고장 울산과 울주를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초심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 같습니다. "
4·15 총선에 불출마한 무소속 4선 강길부 국회의원(울산 울주)이 의원 임기 만료를 앞둔 19일 16년 정치 인생을 마감하는 소감을 묻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강 의원은 퇴임 후 고향인 태화강 상류에 선바위도서관 명예관장직을 맡기로 했다.

책 3천권을 기증한 그는 도서관에서 학생들을 만나 고향을 알리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1942년생 78세로 울산 최고령 의원인 강 의원은 총선 직전 "사람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뀌며, 경제와 안보 등 모든 분야가 어려운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가적 비상시국"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젊고 역동적인 후진에게 양보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다음은 강 의원과 일문일답.
-- 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소감은.
▲ 정치 역정을 되돌아보면 아쉽기도 하고, 또 앞으로 할 새로운 일을 생각하니 설레기도 한다. 내가 맨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내 고장 울산과 울주를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초심을 가졌었는데, 그 초심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 같다.

-- 퇴임 후 울산 선바위도서관 명예 도서관 관장직을 맡기로 했다는데.
▲ 9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소년가장으로 농사를 짓게 되었는데, 당시 형편이 어려워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다.

국회의원직을 수행하면서도 가장 아쉬웠던 것이 책을 많이 읽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올해 4·15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하고 퇴임 후 지역사회를 위해서 뜻깊은 봉사활동 방안을 찾았다.

그러다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자 행복이라 할 수 있는 일로 책을 기증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기증할 곳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이선호 울주군수 도움으로 태화강 상류에 있는 선바위도서관에 기증하게 됐다.

19일 선바위도서관에서 갖고 있던 책 3천여 권을 전달하는 기증식을 한다.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5월 30일 이후 명예 도서관장직을 맡기로 했다.

보수는 없고 명예직이다.

책 기증과 함께 소장하고 있던 1천만원 상당 서예작품과 사진 작품도 함께 도서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반구대암각화 서예작품, 가지산 쌀바위와 백두산 천지를 촬영한 사진 작품 등도 기증한다.
-- 울주군수가 어떻게 도움을 주게 된 것인지.
▲ 책을 기증하고 싶다는 내 뜻을 알게 된 이선호 군수가 나서 책 기증과 함께 명예도서관장을 맡아 달라고 했다.

이 군수는 '당이나 정치를 떠나 강의원은 4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울산과 울주군을 위해 가장 일을 많이 하신 분인데, 마지막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책을 기증하겠다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 일이냐, 명예 도서관장직을 역임토록 해 지역사회 귀감이 되게끔 하고 싶다'며 명예 도서관장직을 주선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 명예 도서관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다니고 싶다.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냈는데 그동안 '향토와 지명', '땅이름 국토 사랑', '울산 땅이름 이야기' 등 울산 지명과 관련한 유래나 설화, 이야기 등을 엮어서 책 3권을 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지역 학생들에게 울산과 울주군 지명이나 땅 이름과 관련한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 앞으로 정치를 재개할 계획은 없는지.
▲ 정치를 다시 할 생각은 전혀 없다. 만일 내가 다음 선거에 나올 경우 이번에 기증하는 책과 서예작품, 사진 작품 등이 모두 선거법 위반이 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