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 즐라탄 동상, 말뫼에 남는다…"즐라탄은 말뫼의 아들"

코가 잘리고 발목이 꺾이는 수난을 당해 철거된 '축구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9·AC밀란)의 동상이 결국 스웨덴 말뫼에 남을 전망이다.

AP통신은 19일(한국시간) "스웨덴 말뫼시의회 의원들이 18일 말뫼FF의 홈구장 외곽에 설치된 이브라히모비치 동상의 이전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제안을 논의했다"라며 "결국 동상은 말뫼시에 남게 됐다. 다만 정확한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웨덴 말뫼에서 태어난 이브라히모비치는 1999-2000시즌 말뫼FF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아약스(네덜란드), 유벤투스(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명문 클럽에서 골잡이로 활약해왔다.

이번 시즌에는 AC밀란에서 뛰고 있다. 스웨덴축구협회는 스웨덴 최고의 축구스타인 이브라히모비치의 업적을 기념하고자 조각가 피터 린드에게 맡겨 4년에 걸친 작업 끝에 지난해 10월 공개됐다.
높이 3m, 무게 500㎏에 달하는 동상은 이브라히모비치가 데뷔한 말뫼FF 홈구장 외곽에 설치됐다.

하지만 동상은 지난해 12월부터 코 부위가 잘려 나가고 발목 부위가 톱으로 잘려 쓰러지는 봉변을 당했고, 지난 1월 철거돼 비밀 장소에 보관됐다. 팬들이 동상을 습격한 이유는 이브라히모비치가 말뫼FF의 라이벌 클럽인 함마르뷔의 지분을 인수해서다.

결국 말뫼시의회는 동상의 이전 문제를 놓고 시민들의 제안을 검토하고 나섰지만 결국은 말뫼시에 남기기로 했다.

프리타 트롤미르 말뫼시 문화체육 담당 부시장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동상은 말뫼시에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말뫼의 아들이다.

여기가 그의 고향"이라며 "이제 동상을 설치할 구체적인 장소를 결정하는 과정이 남았다.

최종 결정은 6월에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뫼 시민들은 이브라히모비치 동상에 대해 29건의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동상을 스톡홀름에 있는 함마르뷔의 홈구장인 텔레2 아레나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250여명의 지지를 얻었고, 8천700여명의 시민은 말뫼FF 홈구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