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으로 부귀영화"…윤미향 비판한 할머니 이름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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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사연이 많다"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비판했던 고 심미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남산 '기억의 터'에 있는 피해자 명단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해명은 거부
1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기억의 터에 세워진 조형물 '대지의 눈'에는 피해자 할머니 247명의 이름이 가나다순으로 새겨져 있지만 심 할머니 이름은 없다. 기억의 터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의 전신)와 여성계 등 시민단체 중심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국민 성금을 모아 서울시와 함께 만들었다. 2016년 8월 제막식을 했다. 당시 명단은 정대협이 만들었고, 정대협 대표는 윤미향 당선인이었다.
심 할머니는 생전에 "통장 수십 개를 만들어 전 세계에서 후원금을 받아 부귀영화를 누리고 떵떵거렸다"며, "위안부의 이름 팔아 긁어모은 후원금이 우리에겐 한 푼도 안 온다"고 정의연을 공개 비판했다.
심 할머니가 일본 최고재판소로부터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임을 인정받은 피해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이름이 기억의 터에 없는 점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심 할머니를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정의연 관계자는 "사연이 많다. 할머니의 속사정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 할머니는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에 쓰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이 할머니는 또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이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것에 대해 "윤미향씨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 요구에 대해 정의연은 "세상 어느 NGO가 기부금 내역을 샅샅이 공개하느냐"며 거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