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재난지원금 여기서 쓰세요, 1+1에 할인까지"

[현장+] 지원금 특수 잡기 나선 유통가

▽ 편의점들, 지원금 수요 잡기 프로모션 돌입
▽ 이니스프리는 지원금 결제 시 5% 할인
1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 있는 한 편의점 풍경. 편의점 업계에서는 재난지원금 관련 지역 화폐 결제 수단으로 구입할 경우 추가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1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비가 내려 인적이 드문 와중에서도 골목길 편의점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편의점마다 '(긴급)재난지원금 결제 가능' 문구를 내건 점포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1인 가구라는 30대 직장인 김민철(가명)씨는 "신용카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했다"며 "온라인에서 사용을 할 수 없다보니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한 편의점을 예전보다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사용처에서 관련 수요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곳은 편의점 업계다. 재난지원금 관련 지역 화폐 결제 수단으로 구입할 경우 추가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수혜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5월 1일부터 제로페이모바일상품권·코나카드·동백전카드·대구힘내요카드 등 지역 화폐로 결제 시 총 22종 상품에 대해 1+1 증정, 가격 할인을 제공한다. 이달 15일부터는 122개의 생활 관련 상품들을 선정해 모든 결제 수단 고객에게 증정,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122개의 제품 중에는 한끼스테이크 등 상대적으로 고가에 속하는 육류 제품도 포함돼 재난지원금 수요 잡기에 집중 나서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5월 한 달 간 제로페이·코나카드 사용 고객에게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 있는 한 편의점 풍경. 편의점 업계에서는 재난지원금 관련 지역 화폐 결제 수단으로 구입할 경우 추가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이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대리점(가맹점)에서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과 대리점은 자영업자들이 본사와 계약을 맺고 운영해 소상공인에 해당된다. 이에 패션·뷰티 업계의 가맹점도 정부의 신용·체크카드 지급 긴급재난지원금을 직영점을 제외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두점이 많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대표적인 업종인 패션과 화장품 업계에서도 점포별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붙이는 매장이 늘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 로드숍 이니스프리의 경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결제 시 5% 할인 프로모션을 이달 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전국 이니스프리 가맹점 대다수에서 국가 및 지자체 지원금으로 제품을 구매하면 즉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일각에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정의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로렌'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온라인 신청을 받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여름 점퍼 아우터류 매출이 89% 급증했다.

올리비아로렌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에 따른 지역경제 회복과 함께 예년보다 이른 더위로 여름옷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종각역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붙여놨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편의점에서는 생활필수품과 함께 고기, 골프공 등 고가 상품 매출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해당 기간 GS25에서는 골프 및 캠핑 등 스포츠용품, 완구류 제품 판매가 각각 전주보다 60.4%, 59.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56.4%, 134.1% 뛰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남성용 면도용품과 남성용 화장품 등 편의점에서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제품의 매출이 전주보다 각각 45.2%, 48.1% 늘었다.

소비자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집 인근 대형마트에서 사용하고 싶다면 점포 입점 임대매장 중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미용실, 안경점 등을 찾는 것도 방편이 될 수 있다. 전국 158개 이마트 와 트레이더스 점포에 입점한 임대 매장 2400 여곳 중 30%가량인 800여 곳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124개 점포의 임대매장 1444곳 중 795곳, 홈플러스는 140개 점포의 임대매장 1100여 곳에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