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개학 하루 앞두고 혼선 여전…교사들 "책임 떠넘기기" 반발

보조 인력 충원도 각 학교에서 알아서 구해야
서울교육청 "추후 예산 보전해줄 것"
사진=연합뉴스
20일 고3 등교개학을 앞두고 학교 현장에선 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이 교사를 학교 내 방역 책임자로 두는 방침을 검토하자 교원단체들은 “책임 떠넘기기”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조용한 감염’도 끊이지 않으면서 학부모·학생들의 불안감도 여전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학교는 방역의 최전선이 될 수 없고, 교사가 방역책임관이 되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방역 비전문가인 교사에게 방역 책임을 맡아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보건교사도 있지만 다른 교사 인력들을 방역책임관 또는 부책임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전교조는 “방역의 책임까지 학교에 떠넘겨 교사 본연의 업무인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이라며 “학교 구성원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교원단체들 역시 이러한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교사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학교의 방역책임은 교장 또는 교감이 맡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중대본의 실수가 아니라면 이러한 정책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는 보조교사·보건인력도 충원도 시급하다. 그러나 당분간은 각 학교가 ‘알아서’ 구해야 할 판이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전날 서울 내 학교에 방과 후 강사, 퇴직교사 등 7000여 명의 보조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는 각 학교가 보조인력을 채용한 뒤 이를 교육청이 인건비를 보전하는 방식이라 학교가 자체적으로 인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서울교육청도 인력충원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에 특별교부금을 신청했다”며 “우선 학교 예산으로 인력을 충원하면 추후 교육당국이 보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부모·학생들의 불안감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등교개학 후 일주일 만에 학생 확진자가 70명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 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45만명의 고3 학생 대입과 취업을 무한정 유보할 수 없다”며 “정부는 감염발생 상황이 통제 가능한 범위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