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1210~1235원…박스권 원·달러 환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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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美·中 갈등 고조 영향최근 두 달 새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10~1235원 선을 맴돌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직후 환율 오름세(원화가치 하락)가 꺾이며 하락세로 반전했지만 달러당 1210원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은 데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박스권 장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 "당분간 박스권 지속"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7원10전 내린(원화가치 강세) 1225원3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로 다소 크게 움직였지만 지난 3월 25일부터 형성된 1210~1235원의 ‘박스권’을 벗어나지는 않았다.올해 1월 2일 1158원10전을 기록했던 환율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19일 1285원70전까지 치솟았다. 3월 19일 오후 10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발표 직후 내림세를 보이며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1210원 밑으로는 떨어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원화 강세를 가로막는 여러 요인이 1210원을 강력한 ‘저항선’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책임론 등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점이 원화의 추가 강세를 막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인 데 이어 다른 산업 분야로 전선을 넓힐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중 갈등은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통화가치와 금융자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올해 2분기부터 악화되고 있는 경상수지도 원화 가치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상수지는 지난달 적자를 냈을 가능성이 높고 이달에도 수출 급감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주도 경제인 한국은 경상수지가 줄면 달러 공급량이 감소한다. 이는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러시아와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뒤늦게 확산되면서 신흥국 통화·주식에 대한 투자 회피 심리가 퍼진 것도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환율은 달러당 1220~1240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