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부 의원 "낮은 데서 봉사하며 지역 성장 도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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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울주서 명예도서관장 '인생 2막' 여는 강길부 의원
9살때 父 사망 농사짓던 소년가장
고시 합격해 차관 지낸 4선 의원
젊은 후진 위해 21대 총선 불출마

강 의원은 아홉 살 때 부친이 세상을 떠나면서 소년 가장으로 농사를 지었다. 그는 기증식 자리에서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워 책을 마음껏 읽지 못했던 아쉬움이 늘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고 술회했다. 78세로 울산 최고령 의원인 강 의원은 지난 3월 총선 직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국가적 비상사태를 맞아 젊고 역동적인 후진에게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강 의원은 울산과 울주군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 “퇴임 후에도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명예도서관장직을 흔쾌히 수락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강 의원은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내면서 집필한 울산의 지명과 관련한 유래나 설화, 이야기 등을 엮은 책 세 권을 갖고 울주군 초등학생에게 울산과 울주군의 지명 등에 얽힌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줄 계획이다.
그는 지난 16년간의 의정생활에 대해 “맨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내 고장 울산과 울주를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생각했고, 그 초심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KTX울산역 유치, UNIST(울산과학기술원) 설립,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 등 울산 발전을 위해 굵직한 사업을 적극 펼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세계적인 과학기술대학으로 자리잡고 있는 UNIST 유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 정치적 성과물이라고 했다. 2006년 2월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한 뒤 22일 만에 법안을 통과시키고, 당초 울산시가 부담하기로 한 1250억원의 건축비를 전액 국비로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그는 이달 말 20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국토부에 울산 산재전문공공병원의 조속한 건립을 위해 행정절차의 원활한 추진을 요청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한 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강 의원은 “내가 다음 선거에 나오면 기증한 책과 서예작품 등이 모두 선거법 위반이 될 것”이라며 정치를 재개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국내 최대 산업도시인 울산이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성장세가 멈추면서 인구 100만 명 붕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다른 어느 도시보다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울산의 장점을 살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