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HO는 中 꼭두각시…개혁 안하면 자금 완전히 끊고 탈퇴"

사무총장에 '최후통첩' 서한
"팬데믹 실책으로 세계적 피해
한달 내 中 편향적 태도 바꿔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 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약속하지 않으면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 중단하고 WHO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WHO를 ‘중국 편’이라고 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화상 연차총회에 맞춰 WHO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중국을 향한 압박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네 장짜리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WHO가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이후 대응 과정에서 중국에 치우쳤으며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비난했다.예컨대 WHO가 적어도 지난해 12월 3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중대한 공중보건 사태’가 발생한 걸 알았지만 이를 제때 알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만 당국으로부터 ‘사람 간 감염’ 위험을 보고받고도 이를 회원국과 공유하지 않았으며 코로나19 초기 미국의 중국발 입국제한 등 여행제한 조치에도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또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올해 1월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코로나19를 국제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고 이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WHO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WHO가 30일 안에 중대하고 실질적인 개혁을 약속하지 않으면 WHO에 대한 미국의 일시 자금 지원 중단을 영구화하고 (미국의) 회원자격을 재고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WHO가 중국 편이라며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앞서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은 (WHO에) 1년에 4억5000만달러를 주고, 중국은 3800만달러를 주는데 (미국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WHO를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시 주석이 이날 연차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발병 원인 조사 등을 “WHO 주도로 하자”고 밝힌 직후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 총회에 불참했다.트럼프 대통령의 WHO에 대한 압박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미·중 무역전쟁 재개 가능성을 경고하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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