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은희경·한강·김영하…유명 작가 명작 재출간 '붐'

출판가에 유명 작가들의 옛 작품을 표지 디자인과 구성을 달리해 내놓는 재출간 붐이 일고 있다. 국내 작가들의 굵직한 신작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름 자체만으로도 판매 효과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다시 선보여 불황을 타개하려는 출판업계의 전략이란 분석이다. 최근 주요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책들이 《페스트》 《데미안》 《멋진 신세계》 《걸리버 여행기》 등 고전인 점도 구간의 재출간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학동네는 황석영 작가의 중단편 전집을 재출간했다. 전집은 《탑》 《삼포 가는 길》 등 단편집 세 권과 《객지》 등 중편 단행본 두 권으로 구성돼 있다. 19세에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받았던 등단작 ‘입석 부근’(1962년)부터 문학 교과서에까지 실린 그의 대표작 ‘삼포 가는 길’(1973년), 최근작 ‘만각스님’(2016년)까지 황석영 문학의 50여 년을 집대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창비는 올해 등단 25주년을 맞은 은희경 작가의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13년 만에 재출간했다. 2006년 황순원문학상 최종후보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비롯해 ‘날씨와 생활’ ‘고독의 발견’ 등 여섯 작품이 담겼다. 기존에 실린 작품들을 작가가 직접 새로 수정하고 작품 순서도 재배치했다.

서점가에서 순위 역주행 중인 재출간 작품들도 눈에 띈다. 창비가 지난달 말 표지 디자인을 바꿔 특별한정판으로 재출간한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알라딘 종합 베스트 1위, 예스24 2위에 올라 있다. 1980년 5월 광주를 새롭게 조명한 이 작품은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으로 5·18 이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2014년 첫 출간된 이후 40만 부가 팔린 책이다.

김영하 작가가 10여 년 전 시칠리아를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을 담아낸 여행에세이 《오래 준비해 온 대답》(복복서가)도 11년 만에 재출간돼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4위, 예스24 6위, 교보문고 7위에 올랐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