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오롱 직원들, '인보사 사태' 미리 알고 주식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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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다른 이로부터 건네받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상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코오롱 계열사 직원 A씨와 B씨 등 2명에 지난달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국 조사에 따르면 코오롱 계열사 지방공장에 근무하던 두 사람은 작년 3월29일 본사 직원으로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 중이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관련 미공개 정보를 듣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등 주식을 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5400여주를 매도한 A씨는 1억1960만원, 950주를 매도한 B씨는 227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현지에서 인보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임상 중 인보사의 주요 성분 세포가 바뀐 사실이 같은 해 3월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됐다. 9일 뒤인 3월31일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해 인보사의 국내 판매 및 유통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 조치 다음날인 4월1일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나란히 하한가로 직행했다. 식약처 조치 전 8만원대를 넘나들던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불과 2달 만에 2만원선까지 주저앉았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같은해 8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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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미약품·신라젠에 이어 코오롱 인보사 사태에서도 악재성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임직원의 주식거래 혐의가 드러나면서 한국 제약·바이오업계는 다시 한 번 투자자 신뢰에 큰 손상을 입게 됐다. 검찰은 현재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중단 공시 전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문은상 신라젠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2일 문 대표를 구속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